제1차 남북장성급회담이 오는 26일 금강산에서열리게 됨에 따라 남북한 군사적 긴장 완화와 신뢰 구축을 위한 구체적 성과가 나올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번 회담에서는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5∼6월 꽃게잡이 철에 서해상에서 우발적으로 일어날 수 있는 무력 충돌을 막기 위한 방안들이 집중적으로 논의될 것으로예상된다.

남북의 장성급회담 개최 성사에는 꽃게잡이 철에 발생한 1999년 연평해전과 2002년 서해교전에서 엄청난 인명과 재산 피해가 발생한 만큼 그런 식의 충돌이 되풀이돼서는 안된다는 공감이 깔려 있다는 것이 일반적인 분석이다.

남북간의 무력 충돌을 방지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으로 ▲남북 직통전화 개설▲공동주파수 사용 ▲깃발 등 시각적 수단을 이용한 상호연락 등이 이미 거론된 상태다.

또 남북 당국의 추적을 피해 북방한계선(NLL)을 오르내리며 불법 어로 활동을 벌이고 있는 중국 등 제3국 어선에 대한 대응 방안을 협의할 가능성도 있어 남북어민의 생업을 보호하는 윈(Win)-윈(Win) 효과도 기대된다.

북측은 이달 초 평양에서 개최된 제14차 남북장관급회담에서 한미 합동군사 훈련 중지와 미군의 이지스함 동해배치 중단 등을 요구하며 장성급회담 개최 논의를거부하다 회담 공식일정이 끝난 직후 ‘극적으로’ 수용 의사를 밝혀왔다.

특히 권호웅 장관급회담 북측 단장이 정세현 남측 수석대표에게 “인차(곧)라도열겠다”고 밝힌 것으로 미뤄 장성급회담 개최에 대한 북측의 의지는 나름대로 인정되고 있다.

군사분야에서 남북은 그동안2000년 9월 제주도에서 제1차 국방장관회담을 가진 이후 제2차 회담을 열지 못하고 있기는 하지만, 현재 남북간 철도.도로 연결과 개성공단 건설에 필요한 군사적 보장 방안을 논의하는 영관급 군사실무회담을 지속적으로 가동해오고 있다.

이 때문에 군사실무회담보다 한 단계 격상된 남북 장성급회담이 향후 한반도 긴장완화와 군사신뢰구축에 어떤 역할을 해낼지, 그리고 그것이 제2차 국방장관회담으로 이어질지 그 성과가 주목되는 것이다.

하지만 일부 국방부 당국자들은 “설령 장성급 회담이 성사되더라도 일회성으로그칠 회담인지 아니면 정례화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한다”고 다소 신중한 반응을 나타냈다.

사실 북측은 그동안 판문점이 유엔사 관리구역이라는 논리 아래 남북 당국간 회담의 판문점 개최를 거부해왔다. 이번에도 장성급회담 개최 장소로 금강산을 제의한배경에는 이 같은 북측의 입장이 깔리지 않았느냐 하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북한은 그동안 정전체제 아래에서는 남한이 군사 문제를 논의할 대상이 아니라며 미국과 담판을 주장해왔다. 이 때문에 남북 장성급회담에 대한 신중론이 사라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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