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과 북한은 5일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북한에 남아있는 피랍 일본인 가족 송환을 둘러싼 협상을 속개, 앞으로도 정부 간 협상을 지속한다는 데 합의하고 이틀간의 일정을 마쳤다고 일본언론들이 이날 보도했다.

일본측 협상대표인 야부나카 미토지(藪中三十二)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은 협상이 끝난 뒤 일본기자들에게 “이번 협상에서 구체적 합의는 없었지만 원칙론을 넘어 상당히 깊숙한 논의가 오갔다”고 밝혔다고 일본언론들은 전했다. 이는 일본이 북한측에 상당히 구체적인 안을 내놓고 타협을 시도했다는 뜻으로 보인다고 교도(共同)통신을 비롯한 일본언론들은 분석했다.

이날 아침 산케이신문은 “북한측이 납치자 가족들의 조건 없는 송환을 확약할 경우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가 직접 평양공항으로 가족들을 마중나가는 안을 일본이 제안할 것”이라며 “이는 일본의 비장의 카드”라고 보도했다. 또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6자회담이나 6자회담 실무회의를 앞두고 양국협상이 열리는 방식이 정착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일본측은 1970~1980년대 북한에 납치됐다가 재작년 일·북정상회담 직후 송환된 일본인 피랍자 5명의 가족들을 즉각 송환하도록 주장했으며, 북한측은 일본으로 귀환한 피랍자들을 애초의 약속대로 일단 북한으로 귀국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일본언론들은 전했다./도쿄=최흡특파원 pot@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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