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북 룡천역 열차폭발 사고를 돕기 위한 정부와 대한적십자사, 국내 민간단체의 구호의 손길이 본격화되고 있다.

한적은 26일 각 지방 지사에 흩어져있던 구호물자를 경기도 일산에 있는 대한통운 구호창고로 집결해 북송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 민간 대북지원단체들은 대북지원을 위한 논의를 벌이고 있으며 일부 단체들은 중국에서 물자를 구입해 북한에 전달하는 등 가시적인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 북과 본격 접촉
정부는 26일 낮 판문점 연락관 접촉을 통해 룡천 사고와 관련해 인도적 차원의 동포애를 어떻게 전달할 것인지에 대해 본격 협의를 시작한다.

이날 접촉에서는 구호품의 신속한 지원을 위해 판문점을 경유한 육로 수송과 응급의료 지원팀과 병원선 파견 등의 방안을 논의할 방침이다.

특히 치료를 못 받고 방치된 사고 피해자들에게 직접적인 도움이 되려면 국내 의료진의 파견이 필요할 것이라는 판단에 따라 이 부분을 북측과 적극 협의한다는 방침이다.

보건복지부 등에서는 북한이 의료진 파견에 동의해 올 수도 있는 만큼 의료진 선발 등에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다.

앞서 정부는 24일 대통령 권한대행인 고 건(高 建) 국무총리 주재로 '룡천재해대책 관계장관회의'와 25일 '룡천재해대책 실무기획단'을 잇따라 열고 1단계로 생활필수품과 긴급구호품, 의약품 등 약 100만달러의 지원 규모를 책정해 한적을 창구로 지원할 계획임을 밝혔다.


▲한적, 지원 주도
한적은 정부의 지원창구로 지정돼 북한의 룡천참사를 지원하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맡아 대북지원물자를 발빠르게 집결시키는 등 가장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당초 25일 국제적십자사연맹(IFRC)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제네바로 떠날 예정이던 이윤구 총재는 회의 참가를 취소한 채 각종 방송에 출연해 대북지원을 위한 국내의 관심을 촉구하는 등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지원활동이 가시화되면서 인천, 경기, 충북, 광주 등 7개 지사에서 준비한 컵라면 4천200박스, 생수(1.8ℓ) 1만개, 담요 3천장, 응급구호세트 3천개, 운동복 3천벌 등 한적이 마련한 4억5천만원 상당의 1차분 구호물자가 26일 오후 일단 대한통운 창고에 집결된다.

또 한적은 통일부 등 관계부처와 협의하면서 지원물자를 수송하기 위한 차량과 선박 등을 마련하기 위한 작업을 벌이고 있다.


▲민간단체도 지원활동 활발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등 운동본부에 참가할 대북지원 민간단체 관계자들은 26일 오전 회의를 열고 '북한룡천역폭발사고 피해동포돕기운동본부'(가칭.룡천돕기운동본부)를 27일 발족, 오는 7월 23일까지 3개월 동안 모금운동을 벌이기로 했다.

운동본부는 27일 오전 구호품을 북측에 전달할 인도요원 5명을 중국 단둥(丹東)으로 파견키로 했으며 이들은 중국 현지에서 각 단체들이 갹출키로 한 3억원으로 구호품을 구입, 북측에 전달한다.

운동본부는 또 '인터내셔널 에이드 코리아'가 지원키로 약속한 화상 치료제 등 100억원 상당의 의약품을 오는 28일 인천항에서 선적, 단둥항으로 보낸다.

특히 운동본부에는 대한의사협회, 국제보건의료발전재단 등이 동참, 50∼100명의 의료진을 북한이나 단둥(丹東)에 파견하는 방안을 북측과 적극 협의해 나갈 방침이다.

조선민족경제협력련합회 베이징(北京) 대표부로부터 공식지원을 요청 받은 '월드비전 한국'은 27일 단둥을 통해 담요 5천장을 보내기로 했으며 한국국제기아대책기구는 30일께 2천만원 상당의 의료품 및 생필품을 단둥을 거쳐 전달하는 한편 남북 당국이 허가한다면 현재 포항 한동대 선린병원 의료진 15명으로 긴급 결성된 의료구호팀을 파견한다.

사단법인 '선한사람들'도 모포 5천장과 의약품 등 1억원 규모의 물품을 중국 현지에서 구입해 27일 단둥에서 민경련을 통해 지원한다.


▲쏟아지는 동포돕기 온정
이번 사고를 지원하기 위한 온 국민의 참여 열기가 뜨겁다.

한적은 성금모금을 위해 행정자치부에 모금허가를 받아 방송 3사와 함께 ARS 모금을 벌이고 있으며 금주 초 KBS, SBS와 공동으로 북한동포돕기 성금모금 특별생 방송을 실시한다.

또 MBC는 국내 대북지원 민간단체와 함께 모금을 위한 방송에 나섰으며 그동안 북한에 대해 보수적 논조를 밝혀오던 언론사들까지도 이번 참사를 돕기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이와 함께 북한을 돕기 위한 각 기업체들의 자발적 모금노력도 이어지면서 한적에 마련된 재해대책본부에는 각 기업체와 단체 및 개인의 성금지원문의가 잇따르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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