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일본 오키나와(沖繩) 가데나(嘉手納) 기지에 있는 미 공군의 대북정찰활동에 경계심을 높이고 있다.

평양방송은 12일 ’조선을 겨냥한 정탐기지’라는 제목의 보도물에서 최근 미국이가데나 기지에 각종 정찰기 8대를 증강했다며 “이처럼 많은 각종 정찰기들이 집결되기는 보기 드문 일”이라고 말했다.

이는 오는 22일부터 일주일 동안 한-미 합동 연합전시증원(RSOI) 연습과 독수리(Foal Eagle) 연습 훈련이 실시되는 데 따른 의례적 반응이기도 하지만 사실은 지난해부터 이 기지의 움직임을 예의 주시해 온 북한의 반응이기도 하다.

미국은 지난해 2월 RC-135S 전략정찰기 3대를 가데나에 있는 미 공군 제390정보중대에 배속시킨 데 이어 공중조기경보통제기(E-3)와 U-2 고공전략정찰기를 각각 3대, 5대로 늘렸으며 이후 EP-3와 WC-135W 등 전자 및 특수정찰기 8대를 추가 배치했다고 전해졌다.

RC-135S는 탄도미사일 발사를 감시하고, WC-135W는 핵 폭발시 대기 중의 미립자변화를 분석하며, EP-3 는 전파탐지 기능을 수행한다.

또 지난해 3월2일에는 북한 공군이 한-미 합동 RSOI-독수리훈련 기간에 4대의미그기를 출격시켜 당시 가데나 기지를 떠나 공해상에서 정찰하던 미 공군의 RC-135S기에 근접비행하면서 북-미간에 긴장이 고조되기도 했었다.

그 후 지난해 5월10일부터 미군 정찰기들이 저녁 시간에 감시 비행에 나서고 정찰기 수를 2배로 증가한 데 이어 2002년말 한-일 양국에 지질전문가를 파견했다는사실이 드러나면서 북한의 경계심은 더 높아졌다.

올해 들어서도 가데나 기지에 대한 우려를 표시하는 북한의 보도물이 몇 차례나왔으며 ,지난 5일에는 조선중앙방송이 시사논단에서 B-52 전략폭격기와 RC-135S전략정찰기 활동이 증가하는 것은 침략을 위한 것이라고 비난한 바 있다.

핵 문제를 둘러싼 북-미 긴장이 이어지는 가운데 미군이 세계 전력 재배치와 일본과 괌 등에 대한 허브(HUB)기지화를 추진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북한은 앞으로도 가데나 기지에 대해 민감한 반응을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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