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비용 절감 위해 북한과 협력해야"

피터 헤이예스 미국 노틸러스 연구소장은 27일 한반도에서 안보를 지키기 위해 들어가는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서라도 북한과 협력해야 할 것이라면서 특히 에너지 협력을 강조했다.

'참여정부 1주년 국제회의'에 참석한 그는 이날 오후 서울 신라호텔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주한미군의 유지 비용이 50억달러, 북한의 위협에 대응하는 태평양사령부의 운용 비용 등을 감안하면 연간 200억달러를 사용하고 있다"며 "북한과 네트워크를 통해서 경제통합이 이뤄진다면 이 비용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대(對)북한 에너지 협력과 관련, ▲북한을 통한 한-중-러 네트워크 구성 ▲북한을 포함한 천연가스 파이프라인 건설 ▲온실가스 감축 위한 역내 협력 등을 거론하면서 "이러한 노력은 비용이 상대적으로 적게 들고 장기적으로 손익분기점이 빨리 다가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북한에 대한 에너지지원 방안과 관련, 제네바 합의에 따른 대북중유공급이 정치적 동기로 탄생한 것으로 북한의 에너지 수요와는 관계가 없다며 중유는 액화석탄이어서 북한 자체의 에너지 수요와 상관이 없다고 지적했다.

헤이예스 소장은 남한이 북한에 직접 전기를 제공하는 것은 기술적으로 어려운 일로 북한의 송전망이 불안해 남한의 송전라인에도 악영향을 줄 것이라며 북한에서 상대적으로 경쟁우위에 있는 산업을 발굴해 이런 분야에 대해 에너지를 지원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과 에너지 협력사업을 벌이고 있는 헤이예스 소장은 북한이 핵문제 해결방식으로 리비아식 모델을 채택할 가능성에 대해 "북한과 리비아는 성격이 다르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리비아는 국내 지도력이 약했고 중동 내에서 계속 세력이 떨어지고 석유 문제도 있었다"며 "북한은 석유가 없고 지도력 또한 강할 뿐 아니라 내부 위협보다는 외부 위협에 노출돼 있어 리비아의 사례가 전례가 될 수 없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리비아가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제외되고 하면 북한에게도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헤이예스 소장은 화해협력의 프로세스를 통해 남북한이 '윈-윈'할 수 있을 것이라며 "남북한은 같은 언어를 쓰고 있는 만큼 금융이나 노동.정보 집약적인 부분에서 협력이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연합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