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이회창) 한나라당 총재는 11일 정부의 선거 3일전 남북정상회담 합의 발표와 관련,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이는 김대중(김대중) 정권에 의해 치밀하게 기획된 음험하고 졸렬한 선거 전략”이라면서 “김 대통령이 용공(용공)적 타협을 했다면 도저히 묵과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북한은 그동안 정상회담 전제조건으로 국가보안법 폐지, 좌경용공 세력의 활동 자유 보장, 주한미군 철수 등 세가지를 주장해왔다”면서 “정상회담 합의를 서둘러 발표하기 위해 김정일에게 무슨 대가를 약속했는지 밝히라”고 요구했다. 이 총재는 또 “북한에 주는 돈은 김 대통령의 사유 재산이 아니라 국민의 혈세이자 자손들이 갚아야 할 빚”이라며 “북한에 얼마나 많은 투자와 지원을 약속했는지 밝히라”고 요구했다.

김종필(김종필) 자민련 명예총재도 기자간담회를 갖고 “남북정상들이 만나면 얻는 것이 있는 만큼 원칙적으로 찬성하나 김 대통령이 이 문제를 총선에 이용하려는 것은 떳떳하지 못한 일”이라고 말했다.

민국당 조순(조순) 대표는 “일방적으로 북한 정권의 주장을 수용하고 정략에 이용하는 남북정상회담은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반면 민주당 김한길 선거대책위 대변인은 “총선 3일전에 발표됐다고 야당에서 말하나 중대한 문제일수록 총선 전에 알려서 국민의 의견이 투표에 반영되는게 옳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양상훈기자 jhyang@chosun.com

/대전=최구식기자 qs1234@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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