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최근 `선군단결'이라는 새로운 시대어(時代語)를 제시하고 대내외적 어려움을 이를 통해 극복해 나갈 것을 촉구하고 있다.

더구나 북한이 선군단결을 내세우면서 최근 눈에 띄게 강조하고 있는 `혁명의 수뇌부'를 직접 언급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되고 있다.

선군단결에 대한 의미와 내용은 지난달 22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 게재된 `단결은 승리, 승리는 단결'이라는 제목의 장문의 정론을 통해 구체화됐다.

노동신문 정론은 선군단결의 의미에 대해 지난 95년 이후 선군정치를 실시하면서 "총대를 잡은 무적강군이 혁명의 수뇌부를 앞장에서 결사옹위하고 군대를 기둥으로 하여 온 사회가 총폭탄 결사 수호정신의 일치를 이룬 조선(북)의 일심통일체"라고 말했다.

또 "오늘 우리가 말하는 단결은 선군을 신념화한 단결이고 우리 단결의 기둥은 총대를 잡은 군대이며 우리 단결의 기본정신, 기본구호는 혁명의 수뇌부 결사옹위이다"며 "혁명의 수뇌부는 곧 위대한 김정일 동지"라고 강조했다.

신문은 이어 선군단결의 내용과 관련, 과거 김일성 시대의 수령-당-대중의 일심단결에서 "혁명의 수뇌부를 중심으로 하는 당-군대-인민의 단결"을 일컫는다면서 " 그 무게와 강도가 몇 단수 더 높아졌고 어젯 날의 일심단결이 결사옹위의 총대 일심단결로 한 단계 심화되고 강력해졌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재일본 조선인 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는 12일 "`선군단결', 최근시기 조선의 국내 언론들은 이 새로운 시대어를 강조하면서 사회적 여론을 주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선신보는 "선군의 기치를 들었기에 조선이 `고난의 행군'(95∼2000년 기간 어려웠던 시기)이라 불린 그 준엄한 시련을 돌파할 수 있었고 미국과 대결에서도 연이은 승리를 이룩할 수 있었다"면서 "선군단결이란 새로운 단어도 바로 그러한 실적에 근거하여 태어났던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사용하기 시작한 '선군단결'의 기저에는 김 국방위원장의 통치방식인 선군정치의 의미가 깔려있다는 지적이다.

북한에서는 김일성 주석이 사망(94.7.8)한 이듬해인 95년 1월부터 김정일 위원장의 선군정치가 시작됐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김정일 시대를 `선군시대'로 일컫고 있다.

이와 함께 핵문제로 북-미 갈등이 증폭되고 있는 시대상황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조선신보가 "조-미 핵 공방전이 최후국면에 접어들고 있는 오늘, 국내(북한)에서는 군대의 품성을 따라 배우자는 기운이 고조되고 있다"며 사회 전 분야의 문제를 `선군정치 방식'으로 풀어 나가도록 촉구하고 있다고 밝힌 부분은 이를 뒷받침한다.

따라서 북한이 선군단결 용어를 사용하기 시작한 것은 과거의 일심단결 논리에 `선군후로(先軍後勞) 방식'을 결합시켜 사회 분위기를 일신시키며 체제결속을 강화해 나가려는 의도로 보인다./연합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