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향민 1세대는 몇명인가? 또 그들이 내려와 생산한 2∼3세들까지 합하면 ‘실향민 가족’은 모두 얼마나 되나?

비교적 정확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 ‘전쟁 피란민’ 숫자부터 시작해 현재의 실향민 가족 수를 추론하는 방법이 있다.

전쟁 직후인 53년 사회부(현 행정자치부)가 추산한 북한 피란민 숫자는 61만8721명. 그러나 77년 서울대 권태환 교수는 65만명, 81년 이북도민회는 164만3000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 수치들은 전쟁중 피란민에 국한된다. 실향민 총수는 여기에 광복∼6·25 발발 이전 38선을 넘어 내려온 사람들을 합해야 한다.

본지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들은 전쟁 피란민의 약 48.7%. 이들을 더하면 전체 실향민은 약 92만∼244만명이 된다. 당시 숫자를 현재까지 인구 증가율(128.3%)로 계산하면 월남 ‘실향민 가족’은 약 210만∼557만명으로 늘어난다.

통일부 등 정부기구가 공식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실향민 수는 800만. 북한 전문 연구소인 동화연구소(소장 이경남·이경남)가 계산한 수치를 용인하고 있다. 동화연구소는 70년 당시 내무부의 인구조사와 95년 인구센서스에 근거해 계산했다. 내무부는 70년 이북에 고향을 둔 사람의 가호적(가호적) 신고를 받았다. 이때 가구주와 가족 등을 포함해 등록된 수는 546만3000명. 동화연구소는 여기에다 70년 이후 98년까지의 남한 인구증가율(40.34%) 등을 연산해 766만7000여명을 추론해냈다. 또 95년 인구 센서스에서 나타난 ‘북한에서 태어나 남한에 생존해 있는 사람’ 40만4000명도 추론의 근거가 됐다. 동화연구소는 이들 중 856명에 설문조사를 벌여 남한에서 증식한 평균 자녀 수, 센서스 당시 이미 작고한 사람 등의 변수를 고려해 약 800만명의 실향민이 있다고 결론지었다.

하지만 70년 가호적 신고시 북한에 있는 가족까지 호적에 올리는 등의 행위로 그 수가 다소 부풀려졌다는 지적이 있다. 또 동화연구소가 설문조사를 통해 만든 실향민 숫자 추산의 근거도 중복 답변, 부계와 모계의 비(비) 구분 등으로 정확성에 의문이 제기되기도 한다. /이건호기자

실향민 추정 숫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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