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최고의 대학인 김일성종합대학이 변화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1999년 자동화학부를 대폭 개편해 컴퓨터과학대학을 신설한 데 이어 최근에는 법학부를 법률대학으로, 어문학부를 문학대학으로 각각 확대 개편했다.

김일성종합대학에는 시대의 변화에 따라 전문인력양성을 위한 학과들이 생겨났다. 남한을 비롯한 세계 여러나라 종교인들과의 교류가 활발해지면서 1987년 종교학과를 신설한 것이 대표적이다.

당시 이 대학에 다녔던 최동철 (33)씨는 종교학과가 신설될 무렵 법학부에 해양법과 국제법학과가 생겨 자본주의 국가의 법을 배우게 됐다고 전했다.
◇사진설명: 김일성대학 교정을 내려오고 있는 이 대학 학생들.

법학부→법률대학, 어문학부→문학대학 확대 개편된 체제로 법-사상 교육 강화


북한에는 김일성대학에만 법학부가 있다. 이번에 법학부를 법률대학으로 바꾼 것에 대해 이 대학 교수 출신인 조명철(43)씨는 "최근 서구권과의 교류가 빈번해지면서 여러 가지 크고 작은 분쟁이 계속돼 자본주의 법체계에 능통한 전문가들이 절실하게 필요하게 돼 이 분야의 교육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일 것"이라고 말했다.

법률대학과 함께 신설된 문학대학은 최근의 사회적 변화와 함께 흐트러지는 민심을 잡기 위한 새로운 사상교양 사업체제에 필요한 전문가들을 양성하기 위한 것이 아닌가하는 해석을 낳고 있다. 문학대학의 모체인 조선어문학부에는 언어학과, 민족고전학과, 도서정보학과, 문학과, 보도학과 등이 있었고 이번에 새로 소설창작학과, 극문학창작학과, 아동문학창작학과가 추가됐다.

현재 김일성대학에는 신설된 단과대학외에 정치경제학부, 역사학부, 철학부, 외국어문학부, 수학역학부, 원자력학부, 물리학부, 화학부, 생물학부, 지리학부, 지질학부 등이 있다. 각 학부는 4~5개의 학과를 두고 있으며, 한 학부 정원은 대개 900~1000명, 전체 정원은 1만2000명 정도다.
/김미영 기자 miyou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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