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차 장관급회담 사흘째인 16일 남측은 북핵문제 상황악화 조치 중단 및 2차 6자회담 수용, 9차 이산가족 상봉행사 개최를 주장한 반면, 북측은 비전향장기수 송환, 2만평 규모의 면회소 건설 등을 요구하면서 서로좀처럼 접점을 찾지 못해 밤샘협상을 벌였다.

이에 따라 17일 오전 10시로 예정된 종결 전체회의는 예정보다 늦어질 것으로 보인다.

북측 김령성 단장은 환송 만찬사에서 "오늘의 현실은 쌍방 당국으로 하여금 과감한 실천력을 발휘할 것을 요구한다"며 6.15공동선언에 입각한 교류협력의 가속화를 촉구했다.

이에 대해 남측 수석대표인 정세현 통일부 장관은 "주먹을 쥔 손으로는 악수를 할 수 없다"면서 남북이 작년 10월 이후 거듭 밝혀온 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북측의 전향적인 태도를 촉구했다.

남북은 이날 저녁 환송만찬이 끝난 뒤 세번째 실무대표 접촉을 갖고 전날 교환한 공동보도문 초안의 수정안을 주고 받았다.

남측은 핵 문제와 관련, 북측이 애매모호한 태도를 갖고 위협적인 언동을 계속하면 남북관계도 어려워질 수 밖에 없다고 거듭 경고했다.

또 내년 미국 대선에서 집권당이 바뀌더라도 대량살상무기에 대한 입장은 변함없을 것이라며 북측이 하루 빨리 2차 6자회담에 나와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북측은 전날 1차 전체회의 모두발언에서 "핵문제는 미국의 태도변화에 달려있다"고 언급한 이후 남측의 북핵 관련 발언을 경청할 뿐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북은 그러나 내년 1월말∼2월중순께 서울에서 13차 장관급회담을 치르기로 의견을 모으고 일정 조율에 착수했다.

남측은 핵 문제와 관련한 북측의 자세전환과 차기 경협위 및 장관급회담 확정일자, 9차 이산가족 상봉행사의 여내 실시 일정 등 최소 4가지 항목을 공동보도문에 담기 위해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지만 금강산 이산가족 면회소는 이날 밤까지 적절한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북측이 회담 초반부터 주장했던 남측 반북단체 해체와 비전향장기수 송환 요구를 아직 철회하지 않아 핵문제와 함께 막판까지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남측 관계자는 그러나 북측이 반북단체 문제와 관련, 초반에 비해 다소 전향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남측 대표단은 17일 종결회의를 끝으로 3박4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전세기편으로 서울로 귀환할 예정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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