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차 장관급회담 이틀째인 15일 남북 수석대표들은 평양 인민문화궁전에서 열린 1차 전체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회담에 임하는 서로의 주관심사가 다름을 확인했다.

남측은 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에, 북측은 남북 경제협력의 지속적인 추진에 초점을 각각 맞췄다.

다음은 회담에 앞선 남북 수석대표의 모두발언 전문이다.

▲김령성 북측 단장= 정 선쟁, 숙식에 불편함이 없었습니까.

▲정세현 남측 수석대표= 고려호텔에는 이미 익숙해있어서 불편함이 없었습니다.

▲김= 고려호텔은 남측을 동포애의 정으로 환대하기 때문에 잘해 드렸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남측 대표단이 오시기 전까지만 해도 정선생을 비롯한 남측 대표단이 합의된 날짜대로 들어올까 의구심을 가졌습니다. 남측의 사정을 봐서... 하지만 제 날짜에 올라와 모든 대표선생들을 만나보니 스스럼 없고 자신감에 차 있는 모습을 보면서 마음이 놓였습니다. 어떤 외부의 바람이 불어도 6.15의 이정표대로 제대로 갈 수 있구나하는 신심을 가졌습니다. 잘해나갑시다.

▲정= 북쪽에서는 지난 9월 새로운 내각이 출범하면서 대표 진용을 두 분 바꿨는데 새로운 내각 체제 하에서 남북관계의 새로운 관계를 발전시키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하루가 다르게 새로워지는 남북관계로 나아가야 합니다. 계절적으로 보름 후면 서리가 내린다는 상강입니다. 1년 농사를 마무리하고 내년 농사를 위해 준비하는 시기에 평양에서 만났으니 새로운 마음으로 출발합시다. 13차 장관급회담을 할 때면 남측은 참여정부 1주년이 가까워지는 시기가 되니 이번 기회에 지난 것을 잘 정리하고 이어 발전시킵시다. 새롭고 좋은 합의를 이뤄냅시다.

그중 특히 북에서는 여러 준비를 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북핵 문제 해결과 관련, 이번에도 좋은 소식이 나와야하지 않겠습니까. 지난번 '적절한 대화의 방법으로 평화적으로 해결한다'고 합의한 이후 그로부터 정확히 20일 후에 귀측에서 다자회담을 받아들였고 그 이후 남측에서는 '남북대화 유용론'이 자리잡았습니다. 남북관계는 북핵 문제의 진전된 입장이 나오는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이번에도 좋은 평가가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남북관계도 한 단계 발전을 준비할 때이지만 남북관계 보다도 핵문제가 시기적으로 시급합니다. 핵문제와 관련, 좀더 전향적 자세로 대화해 남북관계를 진전시킬 바람을 안고 왔습니다.

▲김= (웃으면서) 네. 그렇게 생각해도 무방합니다. 우리는 모든 게 잘되고 있습니다. 위대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다시 높이 추대됐고 9월에 중요한 행사를 많이 치뤘습니다. 일심단결하고 그 위력이 세상사람들에게 과시됐습니다. 새로운 신심이 넘쳐 강성대국의 건설을 힘있게 해나가고 있습니다.

이런 활동 속에서 바깥 바람이 나쁘게 불고 있지만 민족끼리 이념에 따라 민족공조의 길로 나가면 우리 민족 앞에 있는 난관을 헤칠 수 있다는 신심을 가졌습니다. 쌍방대표들이 힘을 합쳐 상급회담을 잘해 민족공조에 기여합시다.

핵문제는 우리가 세상 앞에 우리의 원칙적 입장을 밝혔습니다. 우리의 주동적 노력에 의해 6자회담이 진행됐고 이후 미국이 좋지 않게 나오고 있습니다. (핵문제는) 전적으로 미국의 태도여하에 달려 있습니다. 이 문제는 더 이상 이 자리에서 말씀드리지 않겠습니다. 민족 공조로 협의해나가면 내부 문제는 잘될 것입니다. 12차 상급회담을 시작합시다. 공개적으로 했으면 좋겠는지 말해봅시다.

▲정= 관례대로 충분히 의견교환하는 게 성과를 내는 데 도움됩니다. 공개적으로 할 경우 조금은 속마음을 털어놓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

▲김= 정선생의 제의대로 비공개로 하시죠. 기자들이 퇴장하기 전에 새로 임명된 북측 대표들을 소개하겠습니다. 최영건 건설건재공업성 부상과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서기국 전종수 부장 소개합니다. 잘 아시죠. 자, 그러면 시작합시다.
/평양=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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