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두율씨.

서울지검 공안1부는 10일 재독 사회학자 송두율(宋斗律·59)씨를 소환, 북한 체제를 분석하는 학문적인 방법으로 주장해온 ‘내재적 접근법’과 그에 따른 저서의 연구 및 국내 출판 경위, 북한을 지원하기 위한 이적성이 있는지 여부를 조사했다.

검찰은 또 송씨가 독일에서 지난 88년 서울올림픽을 반대했다는 첩보도 입수, 올림픽 저지를 기도했던 북한측과의 협의에 따른 것이었는지를 조사하고 있다.

박만(朴滿) 서울지검1차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송씨의 정체성을 파악하기 위해 그가 국내에서 출간한 10권의 저서를 조사하고 있다”며 “특히 95년 나온 ‘역사는 끝났는가’와 ‘통일의 논리를 찾아서’의 내용이 국가보안법상 찬양·고무 행위에 해당하는지 등 이적성을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송씨의 저서들이 이적표현물로 판정되더라도 공소시효(5년)가 지나 처벌 대상은 되지 않는다. 검찰은 학문적인 입장이라고 하더라도 단순히 북한 국적을 취득한 정도가 아니라, 일당독재 체제의 특권 계층인 노동당에 입당한 상태에서 발표한 것인 만큼 연구 배경 등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검찰에 따르면 사회주의 체제에 대한 분석기법으로서의 내재적 접근법은 독일 통일 이전 서독의 루츠(P C Ludz) 교수가 처음 주창했으며, 통일 후 동독측 비밀문서 공개 과정에서 루츠 교수가 동독 정보기관과 관련이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었다.

검찰은 이날 소환 조사로 송씨를 네 차례 조사했으며 ‘북한 노동당 정치국 후보위원 김철수’ 여부 등 핵심 혐의를 대부분 확인, 친북 행적에 대한 조사를 마무리한 상태라고 검찰 관계자는 밝혔다.

검찰은 송씨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기소한다는 방침을 세웠으며, 구속영장 청구도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향과 관련, 검찰 관계자는 “송씨는 사과가 아니라 변명을 많이 하고 있다”며 “자신의 과거 행적도 부인하는데 전향하거나, 북한 정보를 얘기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검찰은 11일 5차 소환 조사를 할 예정이며, 보강 수사를 거쳐 빠르면 다음주 말쯤 수사 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李陳錫기자 island@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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