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이사장으로 선임됐을 때 KBS 내부에서도 “누구냐”며 고개를 갸웃할 정도로 언론계나 학계에 알려지지 않았다.

지난 65년 중앙대 신문방송학과 재학 중 졸업을 한 학기 앞두고 “어려운 가계형편 때문에 파독 광부를 자원”해 독일에 가 3년간의 광부생활을 마치고, 독일 베를린자유대에서 언론학으로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1967년 당시 중앙정보부가 발표한 동베를린간첩단 사건인 ‘동백림’ 사건의 관련 여부를 조사받기도 했다.

그리고 송두율씨가 73년 창립의장을 맡았던 독일 ‘민주화사회건설협의회’에 74년부터 회원으로 가입, 인연을 맺었고 85년부터 89년까지는 직접 의장을 맡기도 했다.

송씨와는 1979년 무렵부터 베를린에서 같이 살아 가족끼리도 잘 아는 사이로 알려졌다. 89년 귀국하면서 광주대 교수로 부임했다.

올해 6월 11명의 이사들 중 최연장자가 이사장을 맡는 관례를 깨고 KBS 이사장으로 뽑혔다.

이사장 선출을 위한 이사회에서 당시 최연장자인 전응덕(全應德·73) 광고단체연합회장에 대해 일부 이사가 “광고 관련 단체장이 KBS 이사장을 맡는 것은 안 된다”면서 문제제기를 하고, 다음 연장자인 김우철(金宇哲·65) 이사가 KBS출신이라는 이유로 거부되면서 세 번째 연장자로서 이사장 자리에 올랐다.

취임 후 KBS노보와의 인터뷰에서 “지금까지 KBS 이사는 서울에 있는 성골들끼리 나눠먹던 자리였는데 지방의 무명인사가 이사장까지 됐다”면서 “이는 변화하는 한국사회의 한 단면”이라고 말했다./魚秀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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