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오전 개최된 한.미 양자협의에서는 29일자 미국의 유력 영자지인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IHT)이 외교통상부 이수혁(李秀赫) 차관보의 강연 내용을 잘못 보도한 것을 놓고 이 차관보가 미국측에 해명하느라 진땀을 빼는 해프닝이 빚어졌다.

이 신문은 "한국이 미국의 유연한 대북 정책을 위해 노력중"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 차관보가 지난 26일 미래전략연구원 주최 강연에서 "미국이 베이징(北京) 회담에서 모호한 태도를 보인 것은 유감"이라 말한 것으로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이어 "그 결과로 워싱턴은 (대북) 유연성을 보일 가능성을 줄였다"고 덧붙였다.

이 차관보를 비롯한 한국 대표들은 제임스 켈리 미 국무부 차관보 등에게 원래 발언 내용은 핵보유를 둘러싼 북한의 모호한 태도를 문제삼은 것인데도 보도는 전혀 다르게 나왔다는 사실을 해명하느라 바빴다.

일부 대표들은 내.외신 기자들을 대상으로 관련 사실을 해명하느라 회담장에 늦게 입장하기도 했으며 외교통상부와 미래전략연구원은 정정보도 요청작업에 착수했다.

특강에 참석했던 정부 관계자는 "북한이 핵개발을 둘러싸고 모호한 입장을 보여온 것은 주지의 사실" 이라며 "북한과 미국의 입장을 바꿔서 보도한 신문이 유감스럽다"고 어이없는 표정을 짓기도 했다.

확인 결과 이 차관보는 강연에서 "핵보유를 둘러싼 북한의 모호한 태도가 안타까웠다" 며 "미국 등 다른 참가국들은 북한에 대한 대응에 더욱 신중을 기하게 됨으로써 결과적으로 이들 국가들이 유연성을 보일 여지를 축소하는 부작용을 초래했다"고 발언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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