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8일 북한의 정권창건 55주년(9.9절)이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북한 당국이 핵무기보유 선언과 미사일 발사 등 한반도 긴장 상황을 악화시키는 조치를 취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우리 정부 뿐만 아니라 미국도 베이징 6자회담의 무용성을 주장하며 미국을 성토했던 북한이 9.9절 행사때 어떤 움직임을 보일지 바짝 신경을 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이처럼 맘을 놓치 못하는 이유는 만일 북한이 상황을 악화시키는 조치를 취할 경우 베이징(北京) 6자회담을 통해 형성된 대화 모멘텀이 타격을 입을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기 때문.

미국을 방문했다 전날인 7일 귀국한 윤영관(尹永寬) 외교통상부 장관은 "조지 W.부시 대통령과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 등과 면담해보니 미국도 9.9절때 북측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더라"고 발언, 한미 양국 정부 당국자들이 갖고 있는 깊은 관심을 내보였다.

윤장관은 월요일인 8일 오전 긴급 간부회의를 소집, 중국과 러시아 등 현지 공관에 북측 동향을 예의주시토록 지시하고 타부처와의 비상연락망 가동 준비 상태등을 점검토록 했다.

정보 분야 정부 당국자들도 북한이 9일을 전후해 모종의 '전격선언'을 할 가능성에 대비, 북한 매체 모니터링을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해놓고 있다.

대부분의 정부 관계자들은 "여러 정황으로 미뤄볼 때 북한이 6자회담의 판을 깨는 조치를 취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며 9.9절을 전후한 북한의 특별한 카드는 없을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만의 하나 북한의 움직임을 놓칠세라 바짝 긴장하고 있다.

통일부 관계자는 "작년 10월 북핵문제가 불거져 10개월 이상이 경과된 지금 북한에게 남은 마지막 남은 몇개의 카드가 핵보유 선언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등 일 것"이라며 "그러나 이 카드를 북한이 섣불리 쓰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6자회담이 진행되고 있는 현 상황을 고려할 때 대화의 분위기를 깰 수 있는 도발적인 행동은 자제할 것" 이라면서 "핵보유 선언 또는 장거리 미사일 발사 등 도발 조치를 취할 경우 중국과 러시아로 부터도 외면받을 공산이 크고, 미국에게 추가 대북 압박의 빌미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통일부의 다른 관계자는 그러나 "일단 북한이 추가적인 도발조치를 취할 가능성은 낮지만 현재로선 예단은 곤란하다"며 "예의주시중"이라고 밝혔다.

북한은 9.9절 공식행사로 대규모 군중시위와 집단체조, 횃불행진, 야회(夜會) 등 다양한 행사와 함께 2만여명 병력과 장비가 동원되는 군사 퍼레이드를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 퍼레이드에서 아직 공개되지 않는 신형 미사일등 신무기가 모습을 드러낼지 여부도 주목되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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