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에게 간접적인 압력을 가해 핵문제를 평화적으로 풀고, 또 미국의 대북한 공격 때 국경 조기봉쇄 목적으로 최근 북한 접경지에 인민해방군15만 명을 극비리에 투입했다고 홍콩 싱다오(星島) 일보가 3일 보도했다.

신문은 이날 외교소식통을 인용, “중국은 지난 8월 중순부터 하순에 걸쳐 북한 접경지 일대에 기존 무장경찰을 3개 군단병력 15만여 명의 인민해방군으로 교체 배치하는 작업을 끝냈다”고 보도했다.

1개 야전군단에는 3개 보병사단과 1개 장갑사단, 1개 포병사단이 포함돼 있으며, 병력 수는 약 5만여 명 규모다. 싱다오 일보는 “중국은 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주도적으로 중재에 나섰으나 북한이 미국을 향해 재차 핵위협을 가하는 등 성과없이 끝나 크게 실망한 상태”라고 밝혔다.

싱다오일보는 “인민해방군 교체 배치는 한반도에 전쟁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높아지자 북한에 우회적인 압력(軟壓力)을 넣어 핵문제 협상을 평화적으로 타결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신문은 이어 “무장경찰들도 편제상으로 인민해방군 소속이지만 전투 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정규 군단을 북한 접경에 배치한 것은 국경경비 외에 특별기능을 강화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싱다오 일보는 “일부 보도에 따르면 미군이 북한에 정말로 선전포고할 경우 중국은 결코 참전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중국은 이 때문에 한반도에서 전쟁발생을 막기 위해 북한 핵문제의 평화적인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북 양측은 ‘중·조(中朝) 우호합작 상호원조조약’을 체결했지만 중국은 미·북한 군사충돌에는 개입하지 않으려는 입장이며, 이 때문에 중국측에서 조약개정을 위한 내부 토론작업을 시작한 상태라고 이 신문은 보도했다.
/ 홍콩=李光會특파원 santaf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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