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생활 12년째인 송인선(宋仁善.42.여.대전시 국제통상과 7급)씨에게 지난 8월은 아주 특별한 달이었다.

1998년 이후 매달 꼬박꼬박 부어온 적금으로 받은 1천만원을 북한 어린이돕기에 선뜻 내놓은 데 이어 종신보험을 들면서 주보험을 통일비용이나 북한돕기에 사용할 수 있도록 했기 때문이다.

송씨는 1998년 남북 간 통일논의가 활발할 때 국민 1인당 통일비용이 적지 않다는 보도를 접하고 '그럼 나부터 우선 통일비용을 마련해 놓으면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매달 12만여원이 들어가는 적금에 가입했다.

그 후 월급에서 자동이체되던 적금은 지난 8월, 5년 만기가 돼서 1천만원으로 돌아왔다.

송씨는 통일부 문의 등을 거쳐 북한 어린이를 돕는 개인 및 종교단체 2곳에 각각 500만원을 기부했다.

그는 또 지난달 종신보험에 가입하면서 주보험을 통일비용(통일 후는 기금, 통일 전에는 북한 어린이 지원)에 사용하기로 하고 계약 수령자를 공란으로 남겨놓았으며 공증을 거쳐 유언 형식으로 사후에 보험 주계약금액을 통일 비용 등에 사용하기로 남편과 논의를 마친 상태이다.

송씨는 "민족의 숙원인 통일 준비를 해야 하는데 전문적인 연구를 한 적이 없어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 경제적 부조"였다며 "통일을 위해 무언가를 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나의 경험은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송씨는 "지속적으로 북한동포돕기에 나서는 것도 아니고 그냥 제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나서 얼굴이 알려지길 바라지 않는다"며 한사코 사진촬영을 사양했다.

송씨는 1991년 7급 공채로 공직에 발을 들여 놓은 뒤 대전 서구청을 거쳐 대전시청 국제통상과 투자유치계에 몸담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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