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6자회담에서 북한이 핵보유 공식선언 및 핵실험 실시를 고려하고 있다는 익명의 한 미국 관리 주장으로 보도에 혼선이 빚어진 가운데 6자 회담 진행 도중 많은 것을 언급해온 러시아의 외무차관은 북한 핵무기 보유 주장이 믿을 것이 못된다고 말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28일 소식통들의 말을 인용, 이번 6자회담에 참석하고 있는 러시아측 수석대표인 알렉산드르 로슈코프 외무차관이 북한에 핵무기가 있다는 것은 "매우 믿을 게 못된다(not very sound)"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우리 전문가들은 북한이 핵무기를 갖고 있지 않다고 믿고 있다"면서 "북한이 과학적 연구과정에서 일부 기술을 발전시켰을 수는 있지만 그렇다고 이것이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아마도 북한이 어떤 종류의 핵장치를 가지고 있을지 모르지만 그러나 이것은 진정한 의미의 핵무기는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북한 대표단이 회담에서 북한은 한반도 비핵화를 원하며 핵무기 보유를 원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한 뒤 "(핵문제는) 매우 복잡한 문제로 많은 오해들이 있다"면서 "불확실한 많은 것들은 추후에 다시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차기 회담이 2개월 내에 다시 열려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회담 참가국들은 차기회담 장소로 베이징(北京)에 모두 동의했다고 덧붙였다.

미국 정부도 북한의 핵보유 관련 주장을 공식 확인해 주고 있지는 않지만 이를 북한 특유의 과장된 수사법으로 간주하는 분위기다.

클레어 뷰캔 백악관 대변인은 28일 텍사스 크로포드 목장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북한의 핵보유 관련 보도 내용에 대해 "북한은 스로를 세계와 단절시키는 선동적인 발언을 해 온 오랜 역사를 갖고 있다"고 평가절하했다.

뷰캔 대변인은 북한의 핵보유 주장 제기 보도에도 불구하고 이번 6자회담에 대해 "베이징에 파견된 우리 협상팀은 이번 회담이 긍정적인 장(positive session)이었다고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녀는 이어 이번 회담에서 북한 이외의 5개국간의 협력 수준이 "훌륭했다"고 덧붙였다.

그녀는 또 북한이 실제 핵실험에 나서거나 핵보유를 선언할 경우 미국이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일어나지 않은 사안에 대해 추측하고 싶지 않다고 언급을 피했다.

한편 영국 BBC 방송은 북한의 핵보유 관련 주장과 관련, 익명의 한 미국 관리가 북한이 호전적인 언급과 회유적인 말을 함께 내놓는 "정반대의 혼란게임을 펼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에 말한 것으로 보도했다.

그는 "우리는 두가지를 모두 들었다"면서 "이는 북한의 특성이며, 그들은 어디에서나 그랬다"고 평가했다./베이징=이타르타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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