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가 라오스를 한수 가르쳤다. 한국은 5일 동대문운동장에서 벌어진 제12회 아시안컵6조 예선에서 약체 라오스를 맞아 투톱 김은중과 설기현이 나란히 해트트릭을 기록하는 등 골 세례를 퍼부으며 9대0으로 대파했다. 슈팅 수 43―0의 일방적인 경기. 이에 앞서 미얀마는 몽골을 2대0으로 꺾었다.

한국의 첫골은 심재원이 선사했다. 심재원은 전반 32분 박진섭의 코너킥을 왼쪽 이마로 방향만 살짝 바꾸어 골문 왼쪽 구석으로 꽂아 넣었다. 전반 종료 직전에는 김은중이 문전에서 설기현의 헤딩 어시스트를 받아 두번째 골을 성공시켰다. 하지만 이때까지도 한국은 패스가 자주 끊기는 등 경기운영이 매끄럽지 못했다.

본격 골 퍼레이드는 후반 5분, 막내 이천수의 세번째 골 이후에 시작됐다. 전반 10분 발목 부상을 당한 이관우 대신 그라운드에 들어선 이천수는 이영표가 왼쪽 코너에서 낮고 짧게 올려준 센터링을 문전 쇄도하며 오른발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국가대표 데뷔전에서 성공시킨 자신의 A매치 첫골. 이후 이영표 박지성의 미드필드 장악을 바탕으로 설기현의 문전 강슛, 김은중의 오른발과 헤딩슛, 안효연의 중거리 슛 등 한국의 골이 잇따라 라오스의 골네트를 갈라 1만여 관중들을 환호케 했다. 한국은 7일 오후 6시30분 역시 동대문운동장에서 몽골과 2차전을 갖는다.

북한이 4일 밤 방콕에서 벌어진 아시안컵 예선 8조 2차리그 1차전에서 홈팀 태국에 3대5로 패했다. 북한은 3―2로 앞서던 후반 14분 이남철이 퇴장당하면서 수적 열세에 몰려 내리 3골을 내줬다.

/김왕근기자 wkkim@chosun.com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