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여대 김석준(金錫俊·행정학과) 교수가 14일 한나라당 당직자 워크숍에서 현 정권을 ‘실용주의를 배척하는 운동정권’으로 규정하고, 한나라당에 대해선 “8·15 시청 앞 집회를 하는 극우도 못난 형제지만 형제는 형제이므로 진지를 구축해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김 교수는 주제 발표를 통해 “민주화의 과실을 특정 계층만 누리는 측면이 최근 한국 사회의 잘못된 현실”이라며 “한총련 등 좌파가 생각하는 것은 몇십 년 전 사고이므로 ‘개혁보수’와 ‘수구좌파’로 보는 것이 현 한국 사회에 대한 정확한 진단”이라는 주장을 폈다. ‘좌파는 개혁적이고 보수파는 수구적’이란 일각의 주장과 달리 ‘보수가 개혁적이고 좌파가 수구적’이란 주장이다.

김 교수는 현 정권에 대해 “현 권력층은 편가르기, 길목 지키기, 언론과의 전쟁, 영남 지역에 대한 융단폭격을 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산업사회의 주류가 비주류가 되고 그때까지 비주류가 주류가 되는 역전현상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 “노무현 대통령이 한나라당 의원과 언론에 소송을 제기한 높은 차원의 위기가 아닌가 생각한다”며 “DJ 정부가 포퓰리즘으로 비판받았지만 현 정권은 운동정권으로, 실용주의를 배척하고 있으며 국가시스템을 해체하고 다른 시스템 구축도 되지 않는 상황이어서 국가 위기를 초래하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한나라당에 대해서는 명망가들이 모여 땀흘리지 않고 자리만 차지하는 정당 국민을 섬기기보다는 지도하려는 정당 게으른 의원들이 많은 정당 정권 창출 못하는 불임(不妊)정당 대안 없는 늙은 영남정당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사이버 정당화를 통해 젊은층에 재미있는 정당이 될 것”을 제안하고 “대학별 지부를 구성해야 한다는 얘기도 있다. 대학생 단체와 직·간접적인 연계도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종원기자 jwlee@chosun.com)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