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파문으로 인한 수출중단에 더해 국내 육류 소비량도 감소하면서 축산농가와 육류 공급업체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육류 수출의 경우 당분간 불가능할 것으로 보여 큰 피해가 예상된다.

서울 시내 주요 백화점에서는 구제역 파문 이후 쇠고기 판매량이 10~20%씩 줄었다. 롯데백화점 본점의 경우 지난달 26일까지만 해도 쇠고기 매출이 하루 평균 3700만원에 달했으나 구제역 보도가 나온 이후 20%나 줄었다. 롯데측은 “한우와 수입고기 비율이 절반정도씩인데 구제역 파동 이후 한우판매가 크게 줄었다”며 “구제역이 인체에 해가 없다고 하지만 문제가 장기화할 경우 매출이 더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돼지고기 전문업체인 ‘도드람’도 구제역 파동 이후 돼지고기 매출이 평소보다 20~30% 줄어든 상태. 도드람은 또 올해 2000만달러의 돼지고기를 일본에 수출할 계획이었으나 최근 “당분간 수입을 중단한다”는 통보를 받았다. 도드람측은 “대만의 예로 볼 때 ‘당분간’의 의미는 3~4년을 의미한다”면서 “이번 구제역 파동으로 최소한 2~3년 동안은 수출이 불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제역 파문으로 수출이 중단된 돼지고기는 국내 도매가격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돼지고기(C등급 경락가격 기준·kg당) 도매가격은 지난 1일 2689원에서 3일 2300원으로 내림세를 보였다. 반면 쇠고기 도매가격은 구제역 파문에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은 듯 계속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방역당국은 구제역 바이러스의 유력한 감염경로로 황사로 인한 공기감염 외에 중국 여행객에 의한 감염, 북한에서 넘어온 야생동물에 의한 감염 등 세 가지 가능성을 놓고 수의학자와 기상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역학조사위원회를 구성, 오염경로를 조사하기로 했다.

한편 최근 논란을 빚고 있는 인체유해 문제와 관련, 건국대 김순재(김순재) 교수, 이원창(이원창) 교수 등 국내 수의학 전문가 4명은 3일 농림부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구제역 바이러스는 사람에 감염되지 않고, 오염된 고기를 먹어도 인체에 아무런 해가 없다”며 “일부 언론의 보도는 사실과 전혀 다르다”고 밝혔다.

서울대 수의대 박봉균(박봉균) 교수는 “사람에게 감염, 수포를 형성하는 바이러스는 구제역이 아닌, 형태가 유사한 콕사키 B바이러스”라며 “이 바이러스는 구제역과 형태만 비슷할 뿐 전혀 다른 것”이라고 밝혔다.

/김영수기자 yskim2@chosun.com

/김종호기자 tellm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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