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계, 정 회장 자살소식에 `당혹'

법조계는 4일 정몽헌 현대아산 이사회 회장의 투신자살 소식에 매우 놀라면서도 안타까워 하는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특히 대북송금 의혹사건의 수사를 맡았던 송두환 특별검사팀은 당혹스러워 하면서도 혹시라도 북송금 수사가 정 회장의 자살에 어떤 영향을 미치지나 않았을까 조심스러워 하는 표정이다.

김종훈 특검보는 "뭐라고 할 얘기가 없다.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였으며 박광빈 특검보도 소식을 전해듣고 깜짝 놀라며 "특검에서도 조사를 잘 받고 그랬는데 왜 그랬을까"라며 애석해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송두환 특검은 이날 오전 일찍 집을 나섰으며 휴대폰에 일절 응답하지 않았다.

특검팀은 정 회장의 투신소식에 전해지자 혹시라도 정 회장의 자살을 특검 수사와 연관시키려는 것에 대해 상당히 조심스러워 하는 태도를 보였다.

김 특검보는 `왜 투신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특검 수사는 지금 마무리 단계여서 있다면 대검이 수사중인 현대 비자금 150억원과 관련이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박 특검보도 "특검에서는 조사를 잘 받았는데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며 "요즘은 대검에서 조사를 받아온 것으로 알고 있다"며 특검 수사보다는 현대 비자금 수사에 대한 심적 압박이 더 커지 않았을까라고 관측했다.

대북송금 재판을 맡은 서울지법 형사합의22부(재판장 김상균 부장판사)도 정회장의 자살 소식에 대해 당혹스럽고 안타까운 마음을 전하기는 마찬가지였다.

김 부장판사는 "최근 정 회장측이 제출한 변론요지서 등을 볼 때 정 회장에 뭔가 심경변화를 일으켰다는 점을 전혀 느끼지 못했다"며 "놀랍고 당혹스럽고 안타깝다"며 고인에 대한 애도를 표했다.

김 부장판사는 "일단 예정대로 공판을 진행하겠지만 이번 일로 인해 공판에 변동이 생길지는 좀더 생각해봐야할 것"이라며 "관련 법률에 따라 정 회장에 대한 공소를 기각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정 회장에 대한 안타까움과 애도는 법조단체도 마찬가지였다.

대한변호사협회 도두형 공보이사는 "대북송금 사건 때문인지, 개인적 일 때문인지는 모르겠으나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라고 짧게 답했으며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관계자도 "당혹스럽다. 현재 진행중인 대북송금 사건 등을 떠나 인간적으로 애석하다"며 조의를 표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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