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오는 9월 정권수립 55주년(9.9절)을 맞아 대대적인 기념행사를 벌일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특히 지난해 10월 불거진 북핵문제가 북미 관계는 물론 한반도 정세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데다 일부 외신에서는 9.9절을 계기로 북한이 대내외에 `핵무기 보유'를 선언할 가능성까지 점치고 있어 과거 어느 때보다 이번 9.9절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북한은 올 초부터 정권수립 55주년에 각별한 의미를 부여하며 기념행사를 크게 치를 것임을 예고해 왔다.

북한은 올해 신년 공동사설의 제목을 `위대한 선군 기치 따라 공화국의 존엄과 위력을 높이 떨치자'로 내세웠으며 「공화국 창건 55돌을 맞는 올해에 선군의 위력으로 위대한 승리를 이룩하자」라는 구호를 제시, 사회 모든 분야에서 총진군 할 것을 촉구했다.

더욱이 지난 4월에는 정권수립 55주년을 앞두고 170여 개에 달하는 당중앙위원회.중앙군사위원회 `구호'를 발표하고 모든 역량을 생산혁신에 결집시키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올해 9.9절이 주목되는 또 하나의 요인은 북한 내부적인 정책변화와 핵문제 등 국제적인 정치상황과의 연관성 때문이다.

즉 북한은 오는 27일 정전협정 체결 50주년에 이어 8월 3일 최고인민회의 제11기 대의원과 지방 인민회의 대의원 선거가 끝나면 바로 최고인민회의 제11기 1차 회의를 소집, 정치의 새로운 틀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선거는 제2기 김정일 시대의 개막이라는 점에서 중요한 정치적 의미를 갖는다.

이번 선거를 통해 북한은 신진 인물을 대거 등용, 개혁에 박차를 가하면서 지난해 7월 착수한 경제개혁 조치와 관련한 법안을 정비할 것으로 관측된다.

또한 핵문제와 관련해 북한이 어떤 조치를 취해 나갈 지도 관심거리이다.

로이터 통신은 23일 도쿄의 소식통을 인용, 북한은 미국이 9월 9일까지 핵 문제와 관련한 자신들의 요구에 긍정적인 반응을 하지 않으면 핵보유국 선언을 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보도했다.

핵문제에 대한 북한 입장은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에서 비롯되고 있으며 북미 간 불가침 조약 체결을 통해 해결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북한은 여전히 `핵 억제력'을 강조하고 있고 폐연료봉 8천 개의 재처리 작업 완료를 미국에 통보하는 등 강경자세를 굽히지 않고 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중국의 중재 노력과 북한이나 미국의 신축적인 태도로 인해 대화 분위기가 무르익어 가고 있어 북한이 마냥 강경으로만 치닫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따라서 북한은 정전협정 50주년과 8월의 최고인민회의 제11기 대의원 선거를 통해 주민의 관심을 결집시킨 뒤 정권수립 55주년을 성대하게 치름으로써 결속력을 대내외에 과시하면서 핵위기의 돌파구를 찾으려 할 것으로 보인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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