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올들어 방북 외국 인사 가운데 중국과 러시아의 `핵 특사'만 접견했다.

김 위원장은 14일 중국 정부 특사인 다이빙궈(戴秉國) 외교부 부부장을 만나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주석의 친서를 전달받고 양국가 현안에 관해 논의했다고 알려졌다.

이 자리에는 강석주(姜錫柱) 외무성 제1부상, 우둥허(武東和) 주북한 중국 대사 등이 배석했고 김 위원장은 특사 일행과 "따뜻하고 친선적인 분위기 속에서 담화를 하였다"고 북한 방송들은 전했다.

김 위원장은 올들어 모두 4차례 평양을 방문한 외국 인사를 접견했다. 이 가운데 러시아 예술단을 접견(4.20)한 것을 제외하고 모두 중국과 러시아의 `핵 특사'들만 만났다.

모리스 스트롱 유엔 특사, 나나 수트레스나 인도네시아 대통령 특사, 임동원(林東源) 특사 등은 김 위원장을 만나지 못했다.

그는 1월 20일 러시아 북 핵 특사로 방북한 알렉산드르 로슈코프 외무차관과 6시간 이상 회담하고 블리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받았는데, 러시아측의 `일괄타결안'을 건설적으로 평가하며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김 위원장은 또 지난 3월 초 특사 자격으로 북한을 방문한 첸지천(錢其琛) 당시 중국 부총리와 비밀회담을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첸지천 부총리는 지난 3월 8일 량강도 삼지연에서 김정일 위원장을 만나 북-미-중 3자회담을 제의했으며 이 결과 북한은 4월 12일 외무성 대변인 발표를 통해 다자회담 수용 뜻을 나타냈다는 것이다.

김정일 위원장의 이 같은 행보는 핵문제를 둘러싸고 북미 간 긴장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을 감안, `동지적 관계'인 중국과 러시아의 의사를 직접 듣고 자신의 입장을 정확히 전달하려는 데 목적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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