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유엔안보리가 대량살상무기(WMD) 운반이 의심되는 북한 항공기나 선박에 대한 미국의 저지를 승인하면 한반도가 전쟁상황으로 되돌아갈 수 있다고 27일 경고했다.

백남순 북한 외무상은 이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15개 이사국에게 보낸 6쪽짜리 서한에서 미국의 항공.해상봉쇄로 지난 53년 한국전 이후 체결된 정전협정이 침해된다면 "한반도는 전쟁상황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백 외상은 "전쟁을 막기 위해 체결된 정전협정의 효력에 대한 신뢰가 사라질 때는 전쟁 억제를 위한 다른 방법에 대한 요구가 생기는 것은 어느 정도 불가피하다 "고 주장했다.

그는 안보리가 북한을 `악의 축'으로 규정하고 선제공격을 구상하고 있는 미국에 대한 입장을 분명히 해야한다며 "안보리는 유엔 헌장의 정신에 따라 미국의 이런 원칙과 정책에 대한 정당한 판단을 해야한다"고 주문했다.

아울러 북한은 핵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기를 원하고 북한의 핵개발 프로그램은 자위를 위한 것이라며 "진짜 무시무시한 위협은 주변국가들이 아닌 미국으로부터 나오고 있다"고 미국을 비난했다.

백 외상은 안보리가 북미 분쟁의 결론을 이끌어낼 수 있는 입장을 채택해야 한다며 어떤 나라들의 핵무기 보유는 허용하고 다른 나라들에 대해서는 허용하지 않는 것은 이중적 잣대가 될 수 있으며 안보리는 유엔 헌장에 따라 어떤 회원국이 다른 나라를 억압하는 것을 막아야할 도덕적 책무가 있다고 지적했다.

백 외상은 미국에 대해서는 "자신들의 정보력을 바탕으로 다른나라들의 영공과 영해를 지나는 항공기와 선박을 감시하고 조정하는 합법적 시스템을 구축하려하고 있다"고 비난을 계속했다.

또 미국을 세계최대의 무기판매국이라고 지적하고 정보수집기관을 남용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백외상은 "이라크전은 미국의 정보력이 불편부당성의 원칙을 무시하고 정치적인 목적을 위해 남용될 수 있음을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했다./뉴욕=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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