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핵문제 해법이 가닥을 잡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북한은 6.25전쟁 발발 53주년을 맞아 대미 비난을 강화하고 결전의지를 다지고 있다.

북한은 25일 100만 명이 참석한 평양시 군중대회를 개최, 미국의 대북 압박을 맹렬히 규탄하고 반미 시위를 벌임으로써 대미 강경입장을 과시했다.

`100만 군중대회'가 열린 것은 올들어서만도 지난 1월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선언을 지지하는 평양시 군중대회 이후 두 번째로서, 북한 내에 반미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음을 반영한다
또한 군중대회 외에도 다양한 반미 행사들이 줄을 잇고 있다.

북한군 청년군인들의 `복수모임'이 25일 대표적인 반미교육 장소인 황해남도 신천군 원암리 밤나무골에서 열렸으며 학생소년들의 '복수결의모임, 평양시 청년학생들의 결의무대, 농업근로자와 여성동맹, 평양시 직맹원들의 `성토대회' 등이 이어지고 있다.

또 대표적인 반미영화인 `월미도'가 재상영됐으며 대동강에 전시된 미국 정보수집함 푸에블로호와 신천박물관 단체관람도 실시 중이다.

중앙방송과 평양방송, 노동신문 등 북한의 언론매체들도 6.25를 전후해 반미 논조를 잇달아 내보내며 주민들의 각성을 촉구하고 있다.

지난해와 비교할 때 금년의 6.25 관련 행사는 규모 면에서 크게 확대되지는 않았지만 100만 군중대회가 보여주듯 반미 분위기는 더욱 뜨거워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해마다 6.25에 즈음해 `미제반대투쟁의 날'(1952)과 `반미 공동투쟁 월간"(6.25-7.27, 1959)을 설정, 대대적인 반미행사를 개최해 오던 북한은 지난 92년부터 2000년까지는 행사를 축소했었으나 부시 행정부가 들어서고 대북 강경정책이 나오자 2001년에 10년만에 20만 명이 참가한 군중대회를 열고 대미비난을 재개했다.

올해는 북한 핵문제를 둘러싸고 북미 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정전협정 50주년을 맞는 해라는 점에서 반미 열기가 더욱 뜨겁다.

이와 같은 북한의 태도는 내부적으로 대미 적개심을 고취시켜 체제결속을 강화하는 동시에 미국의 대북 정책에 맞서 강경 대응방침을 과시하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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