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2월부터 남북한 의료진이 공동 추진해온 북한 `어린이영양증진센터' 건립에 차질이 생겼다.

사단법인 남북어린이어깨동무(이사장 권근술)와 서울대 어린이병원(원장 최 황) 은 북한 의학과학원산하 어린이영양관리연구소와 함께 오는 8월15일 개원을 목표로 평양 동대원구역 새살림동에 2개 동, 1천300평 규모의 어린이 설사병 전문 연구.치료 시설 건립을 추진해왔으나 최근 자금난으로 건설 공사가 중단될 위기에 빠졌다.

24일 어깨동무 박진원 사무국장에 따르면 현재 센터의 2층짜리 두유공장 건물은 골조공사를 마쳤고 3층 짜리 진료소는 1층 벽체 공사가 진행중이다.

당초 센터 설립을 위해 남쪽에서 의료장비와 의약품, 설비와 일부 주요 건축자재를 부담하고 북쪽은 건물공사를 맡기로 합의했으나 북측이 경제난을 이유로 건축자재 일체를 남쪽에 요구해왔다는 것.

남측은 이미 임상검사 장비 일체를 지원했으며 6월중 외래 진료용 장비 소모품들을 제공할 예정이다.

어깨동무로서는 값비싼 의료 장비를 대기도 버거운 형편에서 당초 계획에도 없었던 건축자재 일체를 떠안게 됨에 따라 회원들과 기업 후원금, 통일부 남북협력기금만으로는 건설자금을 충당하기가 어렵게 됐다.

거기에 최근 북핵문제 때문에 기업 후원금 마저 끊기고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여파로 2개월 동안 기술지원팀의 방북이 연기되는 등 악재가 잇따르면서 이제는 센터의 완공 시기 마저 불투명해진 것.

이에 따라 어깨동무는 오는 25일 오후 6시 30분 플라자호텔 별관 그랜드볼룸(지하)에서 `어깨동무 평화기금 위원회 발족식'과 `후원의 밤' 행사를 가질 예정이다.

행사에서는 어깨동무 권근술 이사장, 사무총장인 이기범 숙명여대 교육학과 교수, 홍창의 서울대병원 명예교수, 어린이 평화운동가들인 일본의 미키 무쓰코(三木睦子.86) 여사와 스페인의 헤수스 실바 멘데스(Jesus Silva Mendez.70)신부 등이 참석, 센터 조성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후원을 당부할 예정이다.

박 사무국장은 "북핵문제 등으로 정세가 좋지 않다고 해서 질병과 굶주림에 고통받는 아이들을 돕는 일마저 외면할 수는 없지 않느냐"며 "이번 행사는 단순히 모금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북녘의 아이들을 돕자는 메시지를 전달하려는데 있다"고 말했다.

어깨동무는 남북 어린이들이 서로를 이해하는 친구로 자라나 한반도의 미래를 평화롭게 이끌도록 준비하자는 취지로 지난 96년 6월 설립된 이후 북한 어린이 영양식과 의약품 등 200억원 상당을 지원했으며 지난 2001년 부터 평양시내에 두유공장을 지어 매일 1만명의 아기들을 급식하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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