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Bush)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Putin) 러시아 대통령은 도시 창건(創建) 300주년 기념행사가 한창인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재차 확인했다.

미·러 정상은 양국 관계 외 북핵 문제 이란 핵 프로그램과 원전 건설 전후 이라크 재건 문제 대테러 공조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미·러 정상은 상트페테르부르크 교외 콘스탄틴 궁에서 약 45분 동안 회담했다. 회담에 앞서 푸틴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은 통역 없이 궁전에 대해 짧은 대화를 나누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회담이 진행됐다.

양국 정상은 북한과 이란의 핵 개발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부시 대통령은 “우리(미국과 러시아)는 이란의 핵 프로그램에 대해 우려하고 있으며, 이란이 핵확산금지조약(NPT) 규정과 의무를 지킬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양국 정상은 대량살상무기(WMD) 확산 방지를 위해서 양국이 긴밀히 협조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양국 정상들은 양국 관계에 대해 확고한 공조관계임을 천명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전을 전후로 양국의 관계가 악화된 것으로 보도되고 있지만, 두 나라는 여전히 긴밀한 공조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며 “최근 통과된 유엔결의안의 경우처럼 유엔 입장을 존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는 이라크전에 반대 의사를 표명하면서도 양국 관계를 고려해 인내하며 외교적인 노력을 했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부시 대통령은 상대방의 반대 의견을 존중할 줄 아는 프로”라며 “나는 이런 부시를 친구로 여기고 있으며, 이는 어려운 상황에서 그가 보인 행동을 보고 느낀 것”이라고 덧붙였다. 푸틴은 또 “미국과 러시아 사이에 문제가 있었다고 생각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부시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상트페테르부르크에 도착, 푸틴 대통령이 주최한 만찬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전에 반대하며 자신과 갈등관계를 보인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에게 먼저 다가가 악수를 했으며, 대화를 주고받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모스크바=鄭昺善특파원 bschu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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