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행정부는 북한과 같은 신흥 핵보유 가능 국가들을 억지하기 위해 소형 핵무기 연구 개발이 필요하다고 밝히고 있으며 이러한 연구개발을 금지한 규정의 폐기가 의회에서 본격 논의되고 있다고 뉴욕 타임스가 10일 보도했다.

타임스는 9일 상원 군사위원회가 2004 회계연도 국방예산안을 논의하면서 소형핵무기 연구개발을 금지한 이른바 `스프래트-퍼스 수정안'의 폐기안을 격론 끝에 가결해 상원 전체회의로 송부했다고 전하면서 이러한 소형 핵무기 연구개발 재개 방안이 찬반 논란을 야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93년 존 스프래트 상원의원과 엘리자베스 퍼스 하원의원의 발의로 제정된 `스프래트-퍼스 수정안'은 TNT 5천t 미만에 해당하는 소형 핵무기의 연구개발을 금지하고 있다. 일본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자폭탄은 TNT 1만5천t에 해당한다.

민주당 의원들과 군축론자 등 `스프래트-퍼스 수정안'의 폐기에 반대하는 측은 "군사기술의 발달로 재래식 무기가 소형 핵무기 못지 않은 위력을 발휘할 수 있게 된 마당에 10년간 유지해 온 소형 핵무기 금지 규정을 새삼 철폐한다면 불필요하게 핵무기 확산을 자극할 우려가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공화당을 중심으로 한 찬성론자들은 "위험인자를 주변에 퍼뜨리지 않고 생물, 화학무기를 태워버리기에는 소형 핵무기가 적격"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행정부 고위 관리들도 "북한, 이란 등 신흥 핵야심국들을 억지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핵무기가 필요하다"면서 소형 핵무기 연구개발 재개 필요성을 밝혀왔다.

이들은 대형 핵무기는 역설적이게도 너무나 파괴력이 커 실제로 세계 각국 지도자들은 미국이 작은 나라들에 이러한 대형 핵무기를 사용할 것으로 믿지 않는다는 점을 소형 핵무기가 필요한 근거로 들었다.

소형 핵무기의 경우 파괴력이 덜하기 때문에 작은 핵보유국들을 억지하는 데 더욱 효과적이고 따라서 이론적으로 가용성이 더욱 크다고 관리들은 지적했다.

국가핵안전청의 린턴 브룩스 청장대행은 뉴욕 타임스와 인터뷰에서 "다른 국가들이 우리의 무기를 억지력으로 받아들이도록 할 필요가 있다"면서 "여기에 필요한 한가지 요소는 가용성이며 실제로 사용되리라고는 아무도 생각하지 않는 무기는 억지력을 갖출 수 없다"고 지적했다./뉴욕=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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