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이 지난달 말 10차 장관급 회담에서 6.15 남북공동선언 발표 3주년을 계기로 금강산에서 7차 이산상봉 행사를 열기로 합의했지만 선뜻 구체적인 날짜를 정하지 못한 채 주춤하고 있다.

10일 통일부와 대한적십자사에 따르면 양 기관 실무자끼리 7차 이산상봉 날짜를 두고 협의 중이지만 아직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통일부와 한적 관계자는 "6.15 선언 당일에는 민간 교류 행사를 할 것인 만큼 6월20일 전후에 7차 상봉 행사를 열어야 할 것"이라며 "내주 중 구체적인 날짜를 잡고 상봉 이산가족 선정을 위한 한적 인선위원회를 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선뜻 날짜를 잡지 못하는 것은 북측이 최근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를 이유로 남북 교류를 비롯한 대외 교류를 전면 중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북측이 얼어붙어 있는 상태에서 남측이 서둘러봤자 북측의 호응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

이밖에도 남북은 10차 장관급 회담에서 '이산가족 면회소 착공식을 빠른 시일 안에 개최하기로' 합의했지만 이 일정도 곧 이행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당초 4월 중에 개최하기로 했던 면회소 착공식이 기약없이 늦춰지고 있는 이유가 면회소 규모를 둘러싼 양측 이견 때문인데, 10차 장관급 회담에서도 막상 면회소 규모에 대해서는 별다른 논의가 이뤄지지 못했었다.

면회소 규모와 관련, 남측은 이산가족 600명과 진행 요원 등 최대 1천여 명을 수용할 2천300여 평 규모를 주장한 반면, 북측은 각종 회담도 함께 치를 '종합센터' 개념으로 7만㎡(2만2천평) 규모의 면회소 건설을 요구했다.

남북은 지난 3월 이산가족 면회소 건설 추진단 2차 회의에서 한때 남측이 3천여 평, 북측이 1만8천 평까지 제시했지만 여전히 이견의 폭이 큰 상태다.

게다가 북측은 2차 건설 추진단 회의가 끝났을 때 "다음 접촉은 우리(북) 측이 내놓은 안을 남측에서 더 연구하고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을 때 날짜를 통지해 오는데 따라 갖기로 했다"고 못박았다.

남측으로선 명분도 없이 면회소 규모를 3천여 평 보다 늘려 짓자고 제안하기도 어려운 상태여서 막상 면회소 착공식을 '빠른 시일 안에 개최'하자고 제안하기도 힘든 상황이다.

한적 관계자는 "어떻게 해야할 지 난감한 상황"이라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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