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가 확산하는 것을 우려해 남북 간 교류사업을 잠정 중단하는 등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북한은 금강산관광을 당분간 중단할 것을 요청해왔고 오는 30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북한의 직업 총동맹이 평양에서 개최할 예정이었던 5.1절 마라톤 행사도 취소했다

또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를 떠나 방북하려던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 총회(총회장 전병금) 소속 목사 6명의 방북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때문에 무산됐다.

이처럼 북한이 사스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북한이 지리적으로 중국과 붙어 있어 사스가 급속도로 확산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그동안 계속된 식량난 등으로 북한주민들의 면역력이 떨어진 데다 의약품이 부족하다는 점도 북한 당국을 긴장시키는 이유로 볼 수 있다.

북한이 전염병에 대해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은 단지 이번만의 일은 아니다.

1991년 남한을 비롯한 세계 각국에서 콜레라가 만연하자 당시 북한 보건부는 콜레라 발생국을 경유해 평양에 들어오는 방문자들의 입국을 제한하고 예방접종증명서 지참과 의학적 감시를 받도록 요구했다.

북한은 당시 콜레라를 이유로 제4차 고위급회담의 연기를 요청하기도 했다.

2000년에는 남한에서 홍역이 기승을 부리자 평양을 방문하는 이산가족 방문단의 홍역예방 접종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나이든 이산가족 방문단이 홍역예방접종을 하는 진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가축 전염병에도 북한은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다.

2000년 6월 남한에 구제역이 퍼지자 북한은 정주영 현대 명예회장이 판문점을 통해 방북하면서 가져가기로 한 소 500마리의 반입을 늦춰 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한편 북한은 세계보건기구(WHO)의 방침에 따라 지난 1997년부터 매년 10월20일을 '민족면역의 날'로 정하고 모든 도시와 농촌에서 5세 이하의 어린이들에게 경구소아마비 예방접종을 실시하고 있으며 WHO는 사스 예방에 필요한 기본 물품 구입과 경계강화 조치 시행에 사용될 3만 달러의 자금도 마련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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