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북한을 방문하는 람베르토 디니 이탈리아 외무장관은 26일 본사와 단독 서면 인터뷰를 통해 “남북간의 직접적인 대화는 한반도의 완전한 평화와 정상화 정착을 위한 절실한 관건”이라며 “북한 당국자들에게 김대중(김대중) 대통령의 베를린 선언을 설명하려고 노력하겠다”고 말해 남북대화를 권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중국을 방문중인 디니 장관은 이틀간 북한에 머물며 홍성남(홍성남) 총리, 백남순(백남순) 외상과 만나 지난 1월 양국 수교에 따른 후속조치를 논의할 예정이다. 다음은 주요 일문일답.

―장관의 북한 방문은 서방국가 외무부 장관의 방문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어떤 문제를 논의할 것인가.

“평양에서 다루게 될 분야는 매우 광범위하다.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문제와 교역 등 양국간 관심분야뿐 아니라 북한의 대외개방, 특히 대(대) 인접국 개방을 위한 조건들을 개선해야 한다는 점도 포함될 것이다. ”

―이탈리아는 G7(서방선진 7개국)국가에서는 처음으로 북한과 수교를 했다. 북한과 수교한 목적은 무엇이며, 어떤 효과를 기대하고 있나?

“우리의 북한 접촉은 상호이해를 높이는 동시에 양국 관심사와 국제사회가 민감하게 여기는 몇몇 사안에 대해 대화하려는 의도에서다. 핵과 미사일 확산과 같은 핵심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지나친 지체가 용납되지 않으며, 빠른 시일 안에 가시적이고 구체적인 결실들이 나오는 것이 바람직하다. ”

―이탈리아는 수교 후 북한에 식량을 지원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얼마나 지원할 예정이며, 다른 경제적 지원 계획이 있는가?

“북한은 자연현상으로 인해 더욱 악화된 비극적인 식량사정을 완화하기 위한 도움이 필요하며, 이탈리아는 자신의 역할을 할 준비가 돼 있다. 그러나 대북지원이 근시안적 성격만을 가져서는 안된다. 무엇보다 지속적인 군비증강은 국제사회의 우려를 야기하는 정치적 요인일 뿐만 아니라 귀중한 자원을 앗아간다는 점에서 경제를 왜곡한다는 점을 설득할 필요가 있다. ”

―김 대통령의 베를린 선언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가. 방북기간 중 북한에 남북대화에 응할 것을 권고할 계획이 있는가.

“베를린 선언은 김대중 대통령이 취임 이후 줄곧 추진해온 대북정책과 완전히 일치하는, 포용력 있고 용기있는 제스처다. 북한당국이 이러한 기회를 놓치지 말고 김 대통령의 제의를 받아들이기를 바란다. 현재와 같은 좋은 상황은 시기를 놓치지 말고 즉시 정치적 감각을 갖고 포착해야 한다. ”

/이하원기자 may2@chosun.com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