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가 자신의 아파트에서 한때 동거했던 여인 등 3명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채 도주했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7일 서울 송파구 거여2동 K아파트에 있는 탈북자 윤경석(42·무직)씨의 집에서 윤씨와 한때 동거했던 박모(여·43)씨와 박씨의 언니(45), 김모(30)씨 등 3명의 시신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박씨 자매는 아파트의 거실 겸 안방에, 김씨는 화장실에서 칼에 찔려 숨져 있었다고 경찰은 말했다.

경찰은 “수사결과 윤씨가 지난 2일 세 사람을 살해한 뒤 3일 오전 10시19분 비행기로 태국으로 출국한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지난달 11일 윤씨에게 폭행을 당한 뒤 경찰에 고소하고 언니 집에 머물러 오던 박씨가 지난 2일 윤씨를 만나러 갔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추정했다.

언니 박씨의 딸 안모(21)씨는 경찰에서 “윤씨가 지난 2일 이모(동생 박씨)를 만나자고 했고, 이모가 무섭다며 어머니, 김씨 아저씨와 함께 윤씨 집으로 갔다”고 진술했다.

안씨의 신고를 받고 윤씨의 아파트로 출동한 경찰은 3명의 시신과 함께 살해에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칼과, 윤씨가 쓴 것으로 보이는 “나는 박○○ 때문에 망했다. 날 찾으려면 한강에서 찾아라. 김○○와 섹스하는 것을 볼 수 없었다”는 내용의 메모지를 집 안에서 발견했다.

윤씨는 북한에서 운전사로 일하다 지난 96년 7월 탈북했으며 2000년 6월 중국으로 출국해 여권을 밀매하다가 중국 공안에 체포돼 2년 동안 복역했었다. 2002년 6월 한국으로 돌아온 윤씨는 특별한 직업이 없는데도 그랜저 차량을 운전했고 도박과 경륜 등을 자주 해 카드빚이 6000만원 가량 됐다고 경찰은 말했다.
/ 李錫雨기자 yep249@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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