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 대학을 다니고 외교관으로 근무하다 자유를 찾아 한국으로 온 탈북자이다. 한국에서 9년 가까이 생활하면서 ‘자유’라는 엄청난 가치에 대하여 새삼 고마움을 느끼고 있다. 그러나 한국에서 태어나 ‘공산주의’의 무서움과 공포를 느껴보지 못한 일부 한국인들은 자유의 고마움을 망각하고 있는 것 같다.

매주 금요일 KBS에서 방송되는 ‘좋은 나라 운동본부 112신고센터’라는 프로그램을 보면서 나는 분노와 경악을 금치 못했다. 중요 업무를 수행하는 112 경찰센터에 전화를 걸어 육두문자를 쓰며 욕을 하는 사람들은 도대체 어떤 사람들인가? 나라에 경찰이 없고 112센터의 기본 업무가 마비된다면 국민들이 어떻게 발을 뻗고 편히 잠을 잘 수 있겠는가?

국가가 왜 이런 몰지각한 사람들을 엄하게 처벌하지 않는지, 방송에서 왜 이런 것을 웃음거리로 만드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시민정신이 도무지 없는 사람들, 자유의 귀중함과 방종이 헷갈리는 사람들에겐 다수를 위해라도 정당한 공권력을 행사해야 한다. /고영환 47·통일정책연구소

◈도시에서만 살다가 시골로 이사온 지 2년째 되는 주부이다. 처음엔 모든 것이 새롭고 신기하기만 하였다. 그런데 한 가지 놀라운 것은 이 곳에서는 ‘차’가 없으면 여러모로 생활하기 힘들다는 사실이다. 버스가 많지 않기 때문이 아니라 인도가 없기 때문에, 위험해서라도 걸어갈 수 있는 거리도 차를 타는 경우까지 있다.

이 곳 초등학교에는 150명 남짓한 어린이들이 공부를 하고 있는데, 부모들이 대부분 농사를 짓고 있기 때문에 일일이 아이들을 등·하교 시키기 어려워 학원차를 이용하고 있다.

그나마 학원에 다니는 아이들은 그렇게라도 할 수 있어 다행이지만 문제는 그럴 형편이 못되는 아이들이다. 그런 아이들은 어른들도 다니기 무서운 길을 차를 피해가며 다니고 있다. 세찬 바람이 불면 날아가 버릴 듯한 어린이들이 바람보다 세차게 달리는 자동차들을 피해 학교를 다니는 모습은 보기만 해도 아찔하다. 그들이 이 마을에서 저 마을로 친구를 찾아가 놀 수 있는 안전한 길의 마련이 시급하다고 생각한다.

/민미정 38·주부·충남 아산시

◈얼마 전부터 각 방송사에서 새로 나온 뮤직 비디오를 앞다투어 방송하고 있다. 평소 음악에 관심이 많아 눈여겨보니, 그 내용이 대부분 총기 난사와 폭력을 미화하는 것이었다. 어쩌다 한번쯤은 재미도 있겠지만 요즘 뜬다하는 가수들의 뮤직 비디오들 중 깡패들 싸움에 피 터지는 폭력을 미화하는 것들이 많아 걱정이 앞선다.

시청자들도 이제는 그런 모습들에 식상해 하고 좀 다른 모습의 비디오를 보고 싶어 한다는 것을 제작자들이 알았으면 한다. 그리고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폭력과 깡패 집단에 대한 환상을 심어주지 않을까 심히 걱정된다. /황희숙 40·주부·대구 달서구

◈대기업이 부도가 나면 정부에서 적극적으로 지원을 하고, 채권자들은 채무를 경감 또는 상환 연기를 하여 주는 경우를 많이 보았다. 그렇게 지원한 금액이 천문학적일 것이다.

그런데 농민은 그렇지 못하다. 차입자의 능력이 없어도 농·수·축협에서는 연대보증인을 믿고 대출을 해주고, 나중에 차주의 능력이 없으면 연대보증인의 재산을 압류·경매해서라도 대출액을 상환받는다.

농민의 경우 대부분 담보능력이 없기 때문에 대출을 받고자 할 때 연대보증인을 두고 대출을 받을 수밖에 없다. 그러다보니 차주의 능력이 없으면 연대보증인이 대신 갚을 수밖에 없다.

최근 정부에서는 농가부채경감 정책으로 연대보증의 해소를 말하고 있으나 실제 농민들에게는 그림의 떡에 지나지 않는다. 농민들 중에는 연대보증으로 하루 아침에 전재산을 모두 날리고 자살을 하는 경우도 있다. 바라건대 채권자인 농·수·축협 관계자들은 연대보증인의 피해를 최소화하도록 힘써주길 바란다.

/명천식 36·전남 해남군

◈아파트 관리소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주택관리사이다. 며칠 전 주택관리사 취업 현황을 전해 들었는데, 현재 주택관리사 자격증을 가진 사람이 모두 1만5000여 명인데 그 중 현업에 근무하고 있는 사람은 6000여 명이라고 한다.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여 자격증을 취득했음에도 불구, 아직 취업을 못하고 있는 주택관리사들이 주변에 많이 있는 현실이다.

그런데 건교부에서는 올해 약 1만명 정도의 주택관리사를 선발할 예정이라고 하니 또다른 실업자를 양산하지 않을지 우려된다. 공인중개사 같은 자격증 취득자는 얼마든지 개업을 할 수 있으나, 주택관리사는 관리소장 아니면 취업이 불가능한 형편이기 때문에, 시험을 상대평가로 전환하거나 취업대상을 확대하는 등 적절한 수급조절 대책이 있어야 한다.

/이인규 45·주택관리사·경기 광주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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