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내몽고에서 국경을 넘다 체포돼 북송 위기에 처했던 탈북자 류미화(43) 한설희(20) 모녀가 최근 중국에서 석방돼 무사히 입국했다.

하지만 류씨 모녀와 함께 억류됐던 한국인 정재송(38.노동)씨의 아내 노명옥(38)씨와 딸 윤미(13)양, 아들 윤철(11)군 등을 포함한 8명은 강제로 북송된 것으로 알려졌다.

류씨의 경우 미국내 친지들이 국무부를 상대로 석방운동을 펼쳤고 샘 브라운백 상원의원과 헨리 하이드 하원의원 등 의회 차원에서 중국정부에 류씨 모녀 석방을 촉구해왔다.

하지만 지난 99년 입국한 탈북자 정씨는 한국 국적인데도 불구, 정부 차원의 노력이 없었던 탓에 북송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류씨와 정씨 가족들은 지난해 8월 당시 김대중 대통령에게 '강제북송 위기에 처한 가족을 살려달라'는 내용의 청원서를 보낸 바 있다.

탈북 지원단체들에 따르면 지린(吉林)성 투먼(圖們) 수용소에 억류됐던 류씨 모녀가 최근 석방돼 홍콩을 거쳐 지난 1일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한 뒤 곧바로 서울시내 모처에서 관계기관 합동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류씨 모녀를 포함한 탈북자 12명은 2001년 12월 북한을 탈출, 두리 하나선교원 천기원(47) 전도사와 함께 국경을 넘다가 중국 공안에 붙잡혔고 이 가운데 출산이 임박했던 김모 여인과 남편 등 2명은 곧바로 북송됐다.

중국 당국은 나머지 10명을 북송하기 위해 내몽고 자치구 만저우리(滿洲里) 수용소에서 투먼 수용소로 이송했으나 미국 정부와 의회의 항의를 받고 류씨 모녀를 '특별관리'하다 최근 석방했다는 것이다.

도희윤 피랍탈북인권연대 사무총장은 "미국측에서 석방을 요구한 탈북자는 석방된 반면 한국인 탈북자 가족들은 강제북송됐다"며 "중국 정부의 탈북자에 대한 이중 잣대가 의심스럽다"고 주장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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