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의 차남인 김정철이 권력을 승계할 조짐이 나타나고 있으며 이것이 사실인 경우 심각한 권력투쟁이 빚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 최신호(3월 10일자)가 보도했다.

뉴스위크는 최근 북한 인민군 내부 문건이 “경애하는 지도자 동지에 헌신하는 어머님”을 찬양한 것은 김정철의 생모 고영희의 우상화를 위한 것이며, 이는 장남 김정남을 제치고 김정철이 후계자로 낙점됐음을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당초 김 위원장의 후계자로는 김정남이 거론돼 왔으나 그는 지난 2001년 ‘디즈니랜드를 구경하기 위해’ 일본에 밀입국하려다 적발돼 추방 당한 사건 이후 김 위원장의 눈 밖에 났다고 뉴스위크는 설명했다.

뉴스위크는 관측통들의 말을 인용해, 김정철의 권력승계가 현실화할 경우 심각한 내분이 발생할 것으로 분석했다. 일본에 주재하는 한국 외교관은 “지난 10년간 북한노동당과 군부 관리의 다수가 김정남을 후계자로 밀어왔기 때문에 김 위원장이 갑자기 김정철을 후계자로 선택한다면 권력 투쟁, 나아가 쿠데타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권력투쟁이 이미 진행돼 김정철이 승리를 거뒀다는 분석도 있다면서 뉴스위크는, 이런 주장을 펴는 사람들은 군부 강경세력이 해외여행을 자주 다니는 김정남이 북한을 오염시키지 않도록 하기 위해 김정철을 밀고 있다고 설명한다고 전했다.

그러나 일부 분석가들은 권력승계를 둘러싼 여러 이야기들은 추측에 불과하며 북한이 지금은 후계자 문제를 걱정할 때가 아니라는 시각도 있다고 뉴스위크는 덧붙였다.
/ 뉴욕=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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