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북한인권위원회 데이비드 호크 조사관


미국 워싱턴에 있는 북한인권위원회 조사관인 데이비드 호크씨가 2년에 걸쳐 탈북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북한의 각종 수용소 실태를 3월 2일부터 4일까지 체코의 프라하에서 열리는 「제4회 북한인권·난민문제 국제회의」에서 발표한다.

『조사과정에서 만난 5명의 북한 여자들은 「탈북을 시도하다 붙잡혀 강제 송환된 임산부들이 강제로 낙태를 당하는 것을 목격했다」고 증언했습니다.』 호크씨는 『북한의 인권상황은 세계 어느 나라보다 열악하지만, 핵 문제에 가려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가 현재 속해 있는 미국 북한인권위원회는 레이건 정부 시절 고위 관료를 지낸 이클레이(Ikle) 박사가 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북한 내 정치범수용소 실태 북한 식량난·기아문제에 대한 조사 중국 등지를 떠돌고 있는 탈북난민 상황 등의 조사를 주요 활동으로 삼고 있다.

『악명 높았던 크메르 루즈 정권도 통치 기간은 3년 9개월 간뿐이었습니다.』 호크씨는 『북한 정권은 수십 년 동안 외부와 완전히 격리된 상태에서 주민들을 혹사시켜 왔다』며 『전 세계는 북한과의 협상 테이블에 북한 인권문제를 의제(아젠더)로 꼭 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40년 가까이 인권운동을 펼쳐온 호크씨는 국제사면위원회(Amnesty International) 조사관, 캄보디아 주재 유엔 난민고등판무관 등을 지낸 인권운동가. 호크씨는 1980년대 초반 태국에 머물면서 태국과 캄보디아 국경으로 몰려나온 캄보디아 난민들을 대상으로 「킬링 필드」의 참상을 처음으로 확인, 크메르 루즈 정권이 자행한 대학살을 파헤친 보고서를 유엔 인권위원회에 제출하기도 했다.

그는 작년 서울에 2개월간 머물면서 30여 명의 탁북자들을 만나 북한의 정치범수용소, 교화소(교도소), 집결소 등 구금시설 내 인권유린 실태를 추적해온 것을 비롯해 올 2월까지 수시로 서울을 방문, 탈북자들을 만나왔다. 한국어를 전혀 모르는 그도 「교화소」, 「관리소」 등 북한의 구금시설 명칭은 또렷하게 발음했다.
/ 글=朴淳旭기자swpark@chosun.com
/사진=李德熏기자leedh@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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