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대사 강연을 듣고

얼마 전 UN주재 리형철 북한대사가 컬럼비아대 대학원 한인학생회 초청을 받아 ‘정상회담 이후의 민족 통일 전망’이라는 제목으로 강연을 했다. 리 대사의 강연에서는 주체사상 같은 그들만의 오기가 툭툭 묻어나오는 듯 했다.

리 대사는 절대빈곤에 의한 붕괴 우려에 대한 질문에, 또박또박한 영어 발음으로 북한경제는 아직 건재하다며 개혁(reform)은 없다고 다소 열띤 반응을 보였다. 또 주한미군 문제 등에 대해서도 리 대사는 다소 개인적인 의견을 밝혔다. 하지만 그날 같이 갔던 캐나다인 친구는 리 대사가 극히 원론적인 얘기만 했다며 못마땅해했다. 아마도 핵, 미사일, 테러지원같은 민감한 문제를 다루기에 리 대사가 버거웠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북한 최고위급 외교관인 그가 많은 이들 앞에서 무엇인가를 말해야겠다고 나선 점을 높이 사고 싶다. 비록 요즘 통일문제에 숨고르기가 어느 정도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지만 이렇게나마 조금씩 움직이지 않으면 남북관계는 아무런 변화도 기대할 수 없다.

/배준영 컬럼비아대 국제관계대학원생

◈지하철 운행시간 연장했으면

밤늦은 시간에 서울 강남 등지에서 택시를 잡으려는 사람들은 정말 짜증이 난다. 지하철 마지막 차가 끊어지는 밤 11시 30분쯤부터는 택시 이외에는 교통수단이 없는데, 택시 잡기가 너무 힘들다. 술 한잔 하고 한꺼번에 몰려나오는 사람들로 인해, 이 시간부터 새벽 1시까지는 특히 심하다. 이 때문에 어떤 사람들은 아예 새벽 1시 이후에 술자리에서 일어난다고도 한다. 비라도 오면 상황은 더 나빠진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하철 운행 시간을 새벽 1시 정도까지 연장했으면 한다. 밤 12시 통행금지가 있던 시절에서 약 20년 세월이 흘렀다. 학생들이 학원이나 독서실에서 나오는 시간이 밤 12시를 넘기기 일쑤고, 심야영화를 상영하는 극장 수도 점점 늘고 있다. 심야에 운영하는 영업장은 많아졌는데, 대중교통 수단은 예전 그대로니 불편은 계속될 수 밖에 없다.

시간 개념을 초월하는 인터넷 시대에 대중교통이 밤 12시에 끊어진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

/강신영 48·사업·서울 동작구

◈교사가 학원 권하는 세상

얼마 전 중학교 3학년생인 아들의 고등학교 입학원서를 쓰기 위해 학교에 갔다가 너무 놀라운 얘기를 들었다. 아들의 담임선생님께서 하시는 말씀이 “왜 학원에 보내지 않느냐. 지금 성적에 만족하지 말고 내일이라도 당장 학원에 보내지 않으면 큰일 난다”는 것이었다.

평소 나름대로 자녀교육 방식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고, 아들이 평소 학교수업을 충실히 들으며 스스로 공부하는 것을 대견스럽게 생각했는데, 정작 담임선생님은 학원에 보내라는 것이었다. 선생님으로부터 이런 충고를 들으니, 내가 무얼 잘못하고 있었나 혼란스러웠다.

공교육 담당자인 학교 선생님이 학생들을 사교육기관인 학원에 빨리 보내라는 사회는 과연 제대로 된 사회일까. 어쩌다가 교사가 학부모에게 사교육을 권하는 현실이 되었는지 답답할 뿐이다. 물론 명문대 진학을 목표로 하는 아이들을 아끼는 마음에서 선생님이 그런 말씀을 하신 것은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막상 그 얘기를 듣는 학부모 입장에서 황당할 따름이었다. 우리 교육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걸 새삼 확인한 날이었다.

/이미희 40·주부·인천 연수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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