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가 추진키로 한 육군 대형 공격헬기(AH-X)사업에 대해 불요불급한 사업을 무리하게 추진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군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다. 국방부는 2조여원을 들여 오는 2004년부터 최신형 공격용 헬기 36대를 도입키로 하고, 14일 국내외 업체들을 대상으로 사업 설명회를 개최했다.

그러나 일부 군 관계자들과 군사 전문가들은 ▲지난 10년간 북한 기계화부대 위협이 크게 증가되지 않았고 ▲후보 기종 헬기 가격이 최고 320억원대에 달할 만큼 비싸며 ▲통일 이후 및 미래전에 대비해 해·공군 전력증강 비중을 높여야 하는 시대적 요구와 거리가 있어 서둘러 사업을 추진할 명분이 약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국방부가 매년 발간하는 국방백서에 따르면 94년부터 99년까지 6년간 한국군 전차는 1950대에서 2250대로 늘어난 반면, 북한군 전차는 3800대 수준을 계속 유지했다. 특히 북한군 전차는 64%가 70년대 이전의 구형 전차여서 K-1 등 신형 전차 비중이 높은 한국군에 비해 질적으로 열세에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국방부가 14일 설명회를 가진 7개 후보기종은 대당 가격이 190억~324억원에 이른다. 특히 유력한 후보기종의 하나인 미 보잉사의 AH-64D 아파치 ‘롱보우’ 등 일부 후보 기종들은 신형 KF-16 전투기 가격(350여억원)에 육박하고 운영유지비도 많이 들어 우리 실정엔 다소 부담스러운 무기라는 평을 받고 있다.

그러나 국방부는 이에 대해 “정밀타격전과 입체고속기동전 등 미래전에 대비하고 전차 등의 대북한 수적 열세를 극복하기 위해선 신형 공격용 헬기 도입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유용원기자 kysu@chosun.com

최근 6년간 남북한 전차 전력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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