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35억원의 대북(對北) 뒷거래 의혹의 북측 당사자인 송호경(宋浩景) 아태평화위원회 부위원장을 비롯, 이 사건과 관련된 북측 인사들이 최근 공개석상에서 사라져 이들이 모두 2선 퇴진한 것 아니냐는 관측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송 부위원장의 역할은 리종혁 아태평화위 부위원장이 대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의 한 고위 관계자는 9일 이 같은 사실을 전하면서 “북측이 대북 비밀송금 관련자들에 대한 주변정리에 나선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송 부위원장은 지난 1월 18일 대북 뒷거래 의혹이 불거진 이후 일절 공식석상에 나타나지 않았으며, 작년 10월 서울에 왔던 북한 경제시찰단이 지난달 27일 방북한 임동원(林東源) 대통령특사 일행을 위해 마련한 만찬장에도 불참했다.

또 지난 5~6일 금강산 육로관광 답사를 위해 현지를 방문한 정몽헌(鄭夢憲) 회장을 송 부위원장이 아닌 리종혁 부위원장이 대신 안내했다. 이와 관련, 현대아산의 한 관계자는 “북측 관계자들에게 송 부위원장의 거취를 묻자, ‘몸이 불편해 쉬게 했다’고 답했다”면서 “앞으로 현대의 대북사업은 리종혁 부위원장이 관장하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고 전했다.

송 부위원장은 현대아산 대북사업의 상대역이었고, 지난 2000년 3~4월 중국에서 박지원(朴智元) 당시 문화부 장관과 남북정상회담 성사를 위한 비밀접촉을 벌였었다. 당시 박 장관과 송 부위원장이 만날 때 정몽헌 현대 회장도 배석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인구 기자 ginko@chosun.com
/金珉徹기자 mcki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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