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7년부터 북한 국가안전보위부에서 공작원으로 일했다고 스스로 주장해온 탈북자 이춘길(가명.33)씨가 22일 오후 6시20분께 중국 무한발 KE6882편으로 인천 국제공항을 통해 밀입국한 것으로 확인됐다.

22일 서울의 한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이씨는 이날 위조여권을 이용, 중국 무한공항에서 대한항공 항공기(KE6882편)에 탑승했고, 인천 국제공항에 무사히 도착했지만 이씨의 밀입국 기도 사실을 사전에 감지한 모 기관에 의해 연행됐다.

이날 인천 국제공항에는 이씨 밀입국 사실을 포착한 몇몇 취재진이 기다리고 있었지만 이씨와 조우하는 데는 실패했다

월간 `신동아' 2003년 1월호에 따르면 함경북도 무산군 온천리에서 태어난 이씨는 군대를 제대한 뒤 97년 4월부터 중국에 밀수출을 하며 살던 중 그 해 7월 조선노동당 39호실 중국담당 기자 출신의 탈북자 주원씨의 부인 이모씨(한국 거주)와 두 아들을 탈북시켜준 사실이 북한 국가안전보위부에 적발된 뒤 공작원으로 일해왔다.

같은 잡지에 따르면 이씨는 98년 9월 주씨를 체포한 공로로 북한에서 국기훈장 1급을 받았지만 심경의 변화를 일으켜 2002년 7월10일 중국 베이징(北京) 주재 한국 영사관에 진입, 한국행을 요청했으며 한국 정부의 조사를 받았다.

이씨는 이후 분명하지 않은 이유로 영사관에서 나온 뒤 한국행 기회를 노리다 이날 밀입국을 감행했다.

`신동아'는 이씨가 북한 당국에서 남한의 국가정보원이 만든 것으로 의심하고 있는 조직인 '민통련' 적발 공작에 참가했으며 김동식 목사 납치 사건 등에 대해서도 알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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