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미국과 싸우기 위해 한국을 공격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이도섭(李道燮) 홍콩 주재 북한 총영사가 말했다고 20일 홍콩 일간 밍바오(明報)가 보도했다.

이 총영사는 밍바오와 인터뷰에서 “만약 미국이 우리를 공격한다면 우리는 적(미국)들을 끝까지 쫓아가 격퇴할 것”이라면서 “남한은 언어와 문화를 함께 누리는 같은 민족이며, 우리는 남한과 관계를 손상시킬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한국과 미국을 한쪽으로 간주해 대화하지 않을 것이며, 대(對)한국 관계는 이미 남북연합선언문에 나타나 있듯 내정(內政)문제 방향에서 해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우리에게 제재를 가한다면 이는 그들이 선전포고하는 것으로 간주하며, 이에 응전할 준비는 잘 돼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미국 정부는 겉으로 평양과 회담을 원한다고 밝히지만 이는 북한을 기만하는 태도”라면서 “(미국은) 현재 평양과 어떠한 대화 채널도 열어 놓지 않고 있다”고 미국을 비난했다. 그는 “미국은 우리에게 핵동결 협정을 위반했다고 비난하지만, 우리는 원래부터 핵무기가 없다”면서 “지난 해 제임스 켈리 국무부 차관보가 방북했을 때 너무 오만하게 굴어 ‘우리도 핵무기와 같은 무기를 가질 권리가 있다’고 밝힌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총영사는 ‘최근 미국 정부 태도가 유연해지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UN주재 북한대표가 미국 국무부와 대화에 나섰지만 미측은 ‘북한과 협의할 사항이 없다’고 말했고, 이후 어떠한 대화 기회도 주지 않는 등 (미국은) 두 얼굴의 행동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이 미국과 대화하든 않든 그것은 중요한 문제가 아니며, 미국측 태도가 가장 중요하다”고 주변국 개입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 홍콩=李光會특파원 santaf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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