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장관급회담과 철도 도로 연결회담, 적십자 실무회담이 무더기로 열려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남북채널이 본격 가동된다.

남북적십자회담 제3차 실무접촉이 20일 우선 시작돼 22일까지 금강산 해금강호텔에서 계속된다. 제9차 남북장관급 회담이 21일부터 24일까지 서울 쉐라톤 워커힐 호텔에서, 경의.동해선 연결을 위한 남북실무협의회 제2차 회의가 22일부터 25일까지 평양에서 개최된다.

정부 당국자는 "남북간에 3가지 회담이 동시에 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면서 "북핵 문제가 초미의 관심사인 만큼, 통상적인 의제 이외에 북핵문제가 중점 논의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정부는 3가지 회담에서 `북한의 핵개발은 불허하며 핵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혀, 평양 상부에 이를 보고해줄 것을 요구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북한은 그간 핵문제는 미국과의 현안이라는 입장을 고수해온 터여서, 이번주 회담에서 북측은 이를 회피할 가능성이 크다.

앞서 지난 17일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서기국 조충한 부국장은 "핵문제는 우리(북한)가 미국과 마주앉아 풀어야지 남측 사람들이 풀 수 없다"고 밝혀 남북간 핵논의 배제를 시사한 바 있다.

따라서 이번주 열리는 3가지 회담에서 핵문제 논의를 주장하는 남측과, 이를 배제하려는 북측간의 신경전이 예상된다.

그러나 그간 북측이 금강산 육로관광, 개성공단사업, 경의.동해선 연결사업 등 남북교류협력사업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여온데다 신년 공동사설에서 이례적으로 `민족공조'를 강조한 점으로 미뤄 현재 유엔군사령부와 북한군간의 대립으로 장기 교착상태에 빠진 민간인의 남북관리구역내 군사분계선(MDL) 통과문제와 관련, 모종의 돌파구가 열릴 지 주목된다.

한편 정부채널과는 별도로 `2003년 남북 민간공동행사'를 협의하기 위한 실무회담도 21일부터 5일간 평양에서 개최된다./연합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