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의춘(朴義春) 주러 북한 대사는 17일 미국이 북한 주권을 존중하고 불가침을 약속해야 대화를 재개할 수 있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박 대사는 기자회견에서 "미국은 최근 전력과 식량 공급 재개 의사를 내비치는 등 태도 변화를 암시하고 있지만 대북 정책의 근본은 바뀌지 않았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이타르-타스 통신이 보도했다.

그는 "미국은 아직 대화 전제로 우리의 선(先) 핵포기 조치를 요구하는 등 수용할 수 없는 조건을 달고 있다"면서 "북한과 미국은 현재 일촉즉발의 대립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대사는 또 "현 위기에 대한 책임은 미국에 있다"면서 "모든 문제는 북-미가 동등한 입장에서 공정한 대화를 할때 해소될 수 있다"고 미국측의 전향적 자세 전환을 촉구했다.

그는 이어 지난 10일 전격 이뤄진 북한의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 효력은 3개월 뒤 발효된다는 모하메드 엘 바라데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의 주장을 일축했다.

박 대사는 "엘 바라데이 사무총장의 발언은 오류"라며 "우리는 1993년 NPT 탈퇴당시 효력 발생 시한인 3개월을 하루 남겨놓고 조약에 복귀했었기 때문에, 이번 탈퇴 선언은 하루 뒤인 지난 11일자로 공식 발효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알렉산드르 로슈코프 러시아 대통령 특사의 평양 방문 계획에 언급, "이번 특사 방북은 북-러간의 우호 관계를 증명하는 사례"라며 "로슈코프 특사 방북을 환영한다"고 밝혔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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