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사태와 관련, 주변국들의 외교공세가 활발한 가운데 유독 중국만이 침묵을 지키고 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15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중국이 북한에 대해 영향력을 행사해 달라는 미국과 한국의 요청을 무시한 채 이 문제에 관해 외교적으로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고 전했다.

상하이 후단대학교의 군축문제 전문가 셴 딩글리 교수는 북한이 빈번한 정기접촉에서 중국의 말을 듣는지 여부는 중국이 무슨 말을 하는지에 달려 있다며 중국이 단순히 미국의 말을 전달할 경우 북한은 말을 듣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신문은 중국이 자국의 북한에 대한 영향력이 과장됐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중국 지도자들이 잇따라 북한에 대해 시장경제로 개방하라고 설득했으나 북한이 말을 듣지 않았던 사례를 지적했다고 전했다.

중국의 북한 내부사정에 대한 지식도 과대평가됐다고 신문은 말하고 중국은 미국 정보기관의 기술적 능력도, 일본 정보기관의 재일동포 사회를 통한 정보수집 능력도, 한국의 북한 사회와 군부에 대한 깊은 지식도 갖추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한 분석가는 중국의 북한전문가와 대화를 해보면 그들의 지식이 얼마나 일반적인 정보에 머물러 있는지 놀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양국의 폐쇄적인 정치체제를 반영, 중국 외교관들은 북한 공관이 같이 있는 지역에서 북한 외교관들과 접촉하지 못하도록 돼있다고 신문은 말했다.

신문은 또 중국이 기존의 입장을 변경하려고 해도 유연하지 못한 정책결정과정 때문에 신속한 반응을 보일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 2001년 김정일 위원장이 상하이를 방문했을 때 중국은 그가 셴젠을 방문하지 말도록 설득하면서 공산당이 해당 지역에 대한 "통제력을 상실했다"고 말했다고 신문은 밝혔다./런던=연합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