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렬 유엔주재 북한대표부 차석대사는 9일 저녁(한국시각 10일 낮) 뉴멕시코주 산타페에서 빌 리처드슨(Richardson) 주지사와 만나 미·북 양국의 북핵문제 해결방안을 논의했다.

리처드슨 주지사의 빌 스파크스(Sparks) 대변인은 “한 차석대사가 주지사 관저에서 만찬을 하면서 2시간쯤 대화했다”면서 “두 사람은 진지하고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눴다”고 말했다. 스파크스 대변인은 “이들은 10일 오전 9시에 다시 주지사 관저에서 3시간 동안 2차 회담을 가질 예정”이라며 “비공식적인 만남이기 때문에 북핵 문제에 대해 무슨 얘기가 오갔는지 밝히기 곤란하다”고 말했다.

이번 회담은 한 차석대사가 민주당 소속인 리처드슨 주지사에게 요청하고, 리처드슨 주지사가 콜린 파월(Powell) 국무장관의 승인을 얻어 성사됐다. 백악관의 애리 플라이셔(Fleiscer) 대변인과 국무부의 리처드 바우처(Boucher) 대변인은 “두 사람의 회동을 미국 행정부가 거부할 이유가 없다”면서 “리처드슨 주지사는 ‘대화는 할 수 있지만 협상은 하지 않겠다’는 미국의 입장을 북한에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리처드슨 주지사는 “부시 행정부는 북핵 문제의 교착상태를 타개하려는 이번 노력을 전적으로 지지한다”면서 “나는 북한 사람과 접촉해왔으며 조국을 도울 수 있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리처드슨 주지사는 클린턴 행정부 때 유엔 대사와 에너지부 장관을 지냈으며, 1994년과 1996년 북한을 방문, 협상한 경력을 갖고 있으나, 공화당 부시 행정부와 연계는 없다.
/ 워싱턴=朱庸中특파원 midway@chosun.com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