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3사가 지난 연말, 10대기획을 차례로 발표했다. 10대 기획은 새해 각 방송사의 중점 사업을 시청자들에게 약속한다는 측면에서 한해 방송계 흐름을 가늠하는 지표가 된다. 우선 6ㆍ25 50주년을 정리하는 프로그램이 눈에 띈다. KBS는 지난 90년 방송한 다큐멘터리 ‘한국전쟁’ 증보판을 마련했다. MBC는 비무장지대 생태와 주민들의 삶을 다룬 다큐멘터리 3부작 ‘DMZ’와 ‘평화콘서트’ ‘평화마라톤’ ‘특별기획 국군포로 어떻게 할 것인가’를 내놓았다. SBS는 ‘한국전쟁 50년 통일의 길’과 ‘북한 어린이 돕기 기아체험 24시간’을 준비한다. 연중 캠페인으로는 화합과 사랑이 넘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좋은 나라 운동’(KBS)과 생명의 존엄성이 보장되는 인간 중심 사회를 만들자는 ‘이제는 생명이다’(SBS), 학교와 가정, 사회 교육 정상화를 위한 ‘교육을 살립시다. 미래를 살립시다’(MBC)가 펼쳐진다.

방송사 간판 프로그램인 메인 뉴스 개혁도 화두로 떠올랐다. KBS는 1분10초 내외의 리포트 일변도에서 벗어나 3~5분짜리 집중 보도를 강화하고 ‘대표 리포트제’를 도입하는 등 뉴스를 혁신적으로 바꾸겠다는 계획을 10대기획 첫머리에 올렸다. MBC는 정보통신 지식혁명 생명공학 등 전문 분야 뉴스와 국제뉴스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뉴미디어 서비스로는 MBC가 고화질 HDTV 드라마 제작 계획을 밝혔다. KBS는 다채널, 다매체 시대로의 진입을 선도하며 디지털 시험방송과 위성방송 본방송에 대비하고, 인터넷 방송을 본격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창사 10주년을 맞은 SBS는 기념공연으로 폴 사이먼, 닐 다이아몬드를 비롯한 국내외 포크송가수들이 출연하는 ‘SBS 월드 포크 페스티벌’을 개최한다. 시청자주권 존중을 내세우며 편성 운행시간을 준수하겠다는 MBC약속도 눈여겨 볼만하다. 작년 한해 일일극과 미니시리즈 시청률 경쟁 때문에 방송 시간을 멋대로 앞당기거나 늘이는 ‘고무줄 편성’이 도마에 올랐기 때문이다. /김기철기자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