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는 5일 중국과 협력해 북한에 대해 핵 개발 프로그램을 포기하도록 설득하기 위한 국제적 노력에 동참할 것이라고 약속하고, 미국도 북한 핵문제에 유연하게 대처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알렉산드르 로슈코프 외무차관은 이날 외무부 청사에서 주변국들과 북한 핵 사태의 평화적 해결 방안을 조율하기 위해 러시아를 방문중인 김항경(金恒經) 한국 외교부 차관과 회담을 갖고 전통우방인 러시아와 중국이 함께 북한에 영향력을 행사할 좋은 기회를 가졌다면서 모든 당사자들의 대화노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로슈코프 차관은 북한 핵문제의 해결을 위해 "러시아와 중국의 잠재력은 물론 다른 국가들의 잠재적인 영향력을 모두 활용해야만 한다"고 거듭 강조한 것으로 인테르팍스 통신은 전했다.

로슈코프 차관은 그러나 북한이 미국에 대해 직접 대화와 함께 불가침조약 체결을 요구한 것과 관련, "북한이 더 이상 위협을 느끼지 않고 합의를 통해 그들의 핵개발 프로그램을 포기하도록 하기 위한 다른 수단들을 찾는 것이 매우 필요하다"며 미국의 유연한 대응을 주문했다.

그는 이어 "(북한의 입장에서) 엄포를 놓는 요소가 어느 정도 있으며 북한은 그들 자신의 논리를 갖고 있다"며 "따라서 오직 그들(북한)만이 잘못이고 다른 측은 전혀 그렇지 않다고 단언할 수는 없다"고 지적, 북한의 입장을 어느 정도 이해한다는 신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김 차관은 이날 로슈코프 차관과의 회담에 이어 게오르기 마메도프 미주ㆍ군축 담당 외무차관과도 회동을 갖고 북한 핵 문제 해법과 관련해 의견을 교환했다.

김 차관은 러시아 외무차관 등과의 연쇄 회담에서 대화를 통한 북한 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책을 강조한 뒤 러시아 정부의 적극적 협력과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차관은 또 북한이 핵 시설 가동 준비 재개 결정을 번복하고 '94 북-미 제네바 합의' 정신으로 되돌아가도록 러시아가 대북 영향력을 발휘해 북한 지도자들을 설득해달라고 당부할 것으로 전해졌다.

또 북한핵 문제와 관련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는 오는 10일 열리는 양국 정상회담에서 이번 사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한다고 러시아와 일본의 외교 소식통들이 이타스-타스 통신과 회견에서 밝혔다.

이와 함께 도미니크 드 빌팽 프랑스 외무장관이 오는 8일 모스크바를 방문해 이고리 이바노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회담을 갖고 북한 핵 사태를 논의한다고 러시아 외무부가 발표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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