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 AFP, 교도, CNN, BBC 등 해외 주요 외신들은 22일 북한의 영변 5MWe급 원자로 봉인 제거 사실을 일제히 긴급 뉴스로 타전하고 향후 한반도 상황 전개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미국의 AP통신은 북한 조선중앙통신 보도를 인용, 전력생산에 필요한 핵시설을 정상 가동하기 위해 동결된 시설들에 대한 봉인과 감시카메라 제거 작업을 즉시 개시했다는 북한의 주장을 전한 뒤 봉인의 원상회복을 촉구한 한국 외교부 반응,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겠다고 밝힌 유엔의 움직임 등을 자세히 보도했다.

프랑스의 AFP는 "북한의 행동이 매우 유감스럽다"는 한국 외교부 당국자의 발언을 기사 서두에서 강조하고 앞서 오스트리아 빈에서 `깊은 유감'을 표시한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의 성명을 전했다.

이 통신은 문제의 영변 핵시설이 지난 1994년 북-미 제네바합의에 따라 동결됐으며 약 8천개의 핵 재처리 연료봉이 봉인돼 있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일본의 교도(共同)통신도 조선중앙통신을 인용, 북한의 입장을 담담하게 전달한 뒤 북한의 농축 우라늄 핵개발 시인과 미국의 대북중유 공급 중단 결정, 이어진 북한의 핵동결 해제 선언 등 최근 잇따라 터진 사건 전개과정을 소개했다.

미국의 CNN 방송은 `북한이 핵개발로 압력을 가하기 시작했다'는 제목의 보도에서 핵시설 봉인 해제 사실이 IAEA 발표로 처음 알려진 뒤 조선중앙통신이 이를 확인했다고 전하고 영변 핵시설을 촬영한 위성사진을 곁들였다.

CNN은 영변 원자로에서 무기급 플루토늄을 양산해낼 수 있을 것으로 믿고 있다는 유엔의 시각과 최근 북한이 핵무기 제조에 필요한 트리뷰틸 인산염(TBP)을 중국에서 구입하려 했다는 일부 언론 보도 등을 실어 핵개발 의혹을 중점적으로 부각시켰다.

영국의 BBC 방송은 북한내 핵개발 의혹 시설이 표시된 지도와 제네바합의에 따라 설치된 감시카메라 사진 등을 함께 소개한 기사에서 한국과 미국, 일본 등 한반도 정세에 이해관계가 걸린 모든 주변국이 이번 사태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 보도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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