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노무현(盧武鉉) 민주당 후보의 대통령 당선에 대해 `긍정적' 반응을 보인 것은 97년 15대 대선 직후 김대중(金大中) 당선자에게 보였던 반응과 비슷하다.

북한은 지난 19일 밤 노무현 후보의 당선 확정 이후 이틀만인 21일 오후 조선중앙방송과 평양방송을 통해 "남조선에서 19일 대통령 선거가 있었다"면서 "선거에서는 민주당 후보 노무현이 당선되고 한나라당 후보 이회창이 패했다"고 짤막하게 전했다.

이 방송들은 이어 "이것은 온 민족의 염원이 반영된 6.15공동선언을 반대하고 반공화국 대결을 고취하는 세력은 참패를 면치 못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북한은 이번 16대 대선 이전 노무현 후보에 대해서는 일체 거론하지 않았으며 이회창(李會昌) 한나라당 후보에 대해서는 `반북적'이라며 여러 차례에 걸쳐 거부감을 표시했다.

통일부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15대 대선 이전 언론매체를 통해 김대중 후보를 직접 거명해 비판하지 않았으며 김대중 후보의 당선 확정뒤에는 '(향후) 난제가 많을 것'이라고 덕담을 건넸다.

북한은 당시 자국내에 `이산가족 주소 안내소'를 설치하는 등 우호적인 제스처를 취하기도 했다.

특히 김대중 대통령의 `햇볕정책'에 대해 처음에는 다소 불쾌한 반응을 보였다가 오래지 않아 우호적인 반응으로 전환했다.

그러나 지난 92년 14대 대선에서는 선거 실시전에 김영삼(金泳三) 후보에 대해 "민자당의 연장이며 미국의 주구"라면서 비난공세를 퍼부은데 이어 김영삼 후보의 당선이 확정되자 "미국의 조정하에 YS가 집권하게 됐다"면서 비난의 강도를 높였었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이 햇볕정책을 계승하겠다고 이미 밝힌 바 있는 노 대통령 당선자에게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은 그간 추진해온 다양한 남북 경제협력및 사회문화교류 사업을 꾸준히 추진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그는 "따라서 남북간 철도.도로 연결, 개성공단 조성, 경제협력 4대 합의서, 이산가족 면회소 설치 등 남북교류 사업은 최근 북한의 핵 개발 추진 시인과 핵 동결 해제 선언으로 인한 국제적인 대북감정 악화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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